이천후는 만악 성자와 치열하게 싸우면서 검황 기문룡에게 소리쳤다.
“지금 바빠! 우리 문제는 다음에 다시 보자!”
하지만 그의 말에 검황 기문룡은 싸늘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는 갑자기 손을 들어 서라차 마왕을 향해 손가락 하나를 겨누었다. 그 순간 천마식심대진을 유지하던 서라차 마왕의 눈동자가 축소되었다.
곧바로 금빛 검기가 유성처럼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가더니 거대한 검 형태의 그림자로 응결되었다. 칼날에 고대의 문양이 촘촘히 새겨져 있었고 지나가는 자리마다 마기가 ‘지직’ 하고 부식되는 소리를 냈다.
그 금빛 검기는 수십 장 길이에 문짝만큼 넓었으며 모든 것을 절단할 듯한 날카로운 기세를 품고 있었고 마치 세상의 모든 물질을 단숨에 베어버릴 수 있을 듯한 위엄이 느껴졌다.
이것이 바로 만검귀종 팔대 절학 중 으뜸인 ‘대자재현금검기’였다. 이 검기를 익힌 자는 비검이나 보물 없이 손가락 하나로 공간을 찢는 기세를 발산한다. 그 위력은 보기급 신병을 능가할 정도이며 검기를 신체에 둘러 하늘과 땅을 유영하는 모습은 말 그대로 ‘검선’이라 불릴 만했다.
찌이익.
이때 금광이 폭발하듯 하늘을 갈라내며 직선으로 내려꽂혔고 결국 서라차 마왕의 거대한 육체를 허리부터 갈라버렸다. 서라차 마왕은 심장을 쥐어뜯기는 듯한 절규를 터뜨리며 다섯 개의 발톱에 시체처럼 희뿌연 기운을 두르고 필사적으로 그 치명적인 검기를 붙잡았다.
마수 사이로 솟구치는 강기는 시체 뼈마냥 음산한 빛을 띠었고 기류가 일렁일 때마다 소름 끼치는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끝내 검기를 막아내긴 했지만 양성이 강한 현금 검기는 본래 마족의 천적이었고 이 일격은 그의 몸과 혼을 깊이 베어버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천마식심진에 갇혀 있던 세 명의 전장은 동시에 본명 정혈을 토해냈다. 피를 매개로 신병 도기를 전개한 그들은 하늘을 찌르는 듯한 피빛 홍광을 날려 진에 커다란 균열을 만들어냈다.
“검황 기문룡 저 개자식, 이제 막 삼대 신장을 죽일 찰나였는데 저놈이 끼어들어 일을 망쳐놨어! 젠장!”
조상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