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과 함께 음양쌍어도의 뇌광이 폭발적으로 솟구치며 하늘 가득 쏟아지는 화염 깃털을 향해 돌진했다.
천공 위에선 뇌사가 미친 듯이 날뛰었고 무수한 전류가 모여 하늘을 뒤덮는 번개의 바다 ‘뇌해’를 형성했다.
그 뇌해는 금오의 신령 깃털들과 정면으로 충돌했고 두 개의 지극히 순양하고 강한 힘이 맞부딪친 순간 반경 수백 리에 걸쳐 대지가 흔들리고 산이 무너졌다. 마치 열 개의 태양이 동시에 지상에 떨어진 것 같은 광경이었다.
“뒤로 물러서!”
유명 성자와 우나연은 전신에 호신 강기를 두르며 급히 물러섰지만 그럼에도 수십 리 밖까지 날아가 떨어졌고 시야에 들어오는 건 오직 미쳐 날뛰는 신화와 뇌정뿐이었다.
산들은 고온에 의해 액체처럼 녹아내렸고 하늘을 찌르던 고목들은 순식간에 가루로 변해 흩어졌다.
쨍쨍쨍.
남은 금오 깃털들이 뇌해를 뚫고 날아들었고 이천후는 전신에 펼친 흑백 도해를 급속도로 회전시켜 날아드는 깃털들을 다 튕겨냈다.
하지만 땅에 떨어지는 깃털마다 천지를 뒤덮는 화염 파도를 일으키며 수천 리 들판을 끓어오르는 용암의 호수로 바꿔버렸다.
“네놈을 태워 재조차 남기지 않을 거야!”
곧바로 세찬 태자가 두 날개를 활짝 펼친 채 구름 위에 떠올랐고 그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온 금빛 불꽃은 마침내 실체를 갖춘 태양으로 응고되었다.
그 금색의 거대한 날개가 광폭하게 휘둘릴 때마다 하늘 위로 떨어지는 유성우처럼 불덩이들이 쏟아졌다.
“X발, 저놈 진짜 태양이 됐잖아!”
이천후의 동공엔 하늘 가득한 유성화가 비쳤고 그의 기억 속 깊은 곳에서 한 장의 고대 화폭이 떠올랐다.
열 개의 태양이 하늘을 날던 시절 그 아래 타들어간 검은 대지, 갈라진 강바닥, 바싹 말라 움켜쥔 채 말라붙은 백성들의 시신. 그때 후예신궁이 아홉 개의 금오를 꿰뚫어 없애지 않았다면 인간의 혈맥은 이미 그 대재앙에서 끊겼을 것이다.
지금 이천후가 서 있는 곳 역시 부글부글 끓는 용암호수 위였다. 붉은 화염의 혀가 그의 옷자락을 집요하게 핥고 있었고 하늘에선 불덩이들이 쉼 없이 떨어져 그의 머리카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