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87장
연재훈은 두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손등에 푸른 핏줄이 튀어나오고 이가 맞물려 드득드득 이를 갉는 소리가 날 정도였다.
“그땐 저랑 세 아가씨, 그리고 그 개 같은 놈 연복재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놈이 상처도 제일 가볍고 머리도 영악해서 저희가 그한테 주천의를 들려 보내 약을 사 오게 했습니다.”
”저희는 전부 중상을 입었고 겨우 산속 골짜기에 몸을 숨긴 채 쭈그리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죠...”
연재훈의 붉어진 눈동자에 해빛이 스며들어 섬광처럼 반짝였다.
“그런데 그 배은망덕한 놈이 우릴 배신했어요! 주천의를 들고 바로 흑마산 도무 성자한테 달려가 바쳤습니다. 형제들의 목숨을 자기 앞날이랑 바꿔 처먹은 거죠!”
이천후의 손가락 관절이 툭 소리를 내며 꺾였다. 목숨 걸고 지켜온 보물을 명예와 권력으로 바꿔버린 배신자라니, 그건 인간이라 부르기도 아깝다.
“지금 그 배신자는 도무 성자 곁에서 비단옷 입고 금은보화를 뒤집어쓰고 호가호위하고 있어요! 그뿐인가요, 우릴 구해주기는커녕 세 아가씨를 강제로 끌고 가고 같이 피 흘린 형제들은 정석 광산에 던져 버렸습니다!”
연재훈의 목구멍 깊숙한 데서 맹수 같은 저음이 끓어올랐다.
“그놈이 잘나가기 전엔 큰아가씨께서 몇 번이나 목숨 걸고 살려주셨다고요... 그 은혜를 저렇게 짓밟다니...”
돌풍이 돌숲 사이로 휘몰아치며 마른 잎을 날렸고 그 낡은 붕대에 낀 낙엽이 허름하게 찢어진 듯한 연재훈의 몰골 위로 붙었다.
이천후는 그 광경을 보며 어둡고 축축한 붉은색 광산 속 허리가 휘고 손이 갈라진 채 일하던 사람들의 그림자를 떠올렸다.
“그게 언제 일이야?”
이천후의 목소리는 낮고 서릿발처럼 날카로웠다.
“한 달 전입니다.”
연재훈은 이를 악물고 침을 뱉었다.
“연복재 자식은 그 성자한테 붙은 이후로 사람을 끌고 다니며 도처의 작은 세력을 다 쓸어버렸어요. 그리고 지금은 자신이 첫 번째 충복이라고 떠벌리고 다니더라고요. 어휴!”
우나연이 코웃음을 쳤다.
“당당한 인간족 수련자가 마족의 노예가 되겠다며 줄을 서다니, 낯짝이 석벽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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