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2장

“명 받들겠습니다, 성주님!” 대답한 무사는 성주부 호위대의 대장이었으며 공격 진법 조작을 전담하던 자였다. 그는 곧바로 허리춤에서 검은색 옥패를 꺼내 들더니 그 안에 강대한 영력을 주입했다. 우우웅... 순간 성주부 상공에서 강렬한 진동이 울려 퍼졌다. 눈부신 빛이 폭발하며 하늘로 치솟았고 그 수많은 빛줄기들은 한순간 거대한 광검 하나로 응집되었다. 그 광검은 세상을 베어낼 듯한 파괴력을 담고 신마기린 위에 올라탄 연재훈을 향해 내리꽂혔다. 그때 신마기린이 분노에 찬 장대한 울음소리를 토해냈는데 그 소리는 마치 용과 호랑이의 포효를 합친 듯했고 울려 퍼지자마자 천지마저 떨릴 지경이었다. 순식간에 그 거대한 몸체 주위로 피와도 같은 화염과 붉은 운광이 타올랐고 그 기세는 마치 만 마리의 용이 하늘을 가르며 날뛰는 듯했다. 신마기린이 거대한 앞발을 번쩍 들었고 내려치는 광검을 향해 발을 그대로 내질렀다. 그러자 세상을 가르던 거대한 광검이 그 발질에 와르르 박살났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 붉은 마신의 압도적인 기운은 그대로 이어져 인근의 거대한 성벽 한 편을 통째로 짓밟아 무너뜨렸다. 쾅쾅쾅... 성주부의 호성 진법은 그 한 방에 산산조각 났다. 그리고 진법을 조작하던 호위대장은 엄청난 역류의 반동을 그대로 뒤통수에 맞고 낡은 자루마냥 허공에 휘날리더니 땅바닥에 내팽개쳐졌다. 그의 입에서 붉은 피가 연거푸 쏟아졌고 이 모든 광경을 목도한 연복재는 조금 전까지 떠들썩했던 오만과 조소가 싹 걷히고 표정이 굳어버렸다. ‘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연씨 가문의 세 자매 역시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고 자기 눈을 의심했다. “재훈이가 탄 저 붉은 준마가 설마...” 그 말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마어마한 위세와 파괴력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경지였다. 게다가 연재훈 본인조차 충격에 입을 벌린 채 얼이 빠졌고 그의 심장은 미친 듯이 고동치고 있었다. ‘대, 대박... 이천후 형님의 좌기가 괴물이었네! 진짜로 한 발로 성주부를 쓸어버릴 수 있다니!’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