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유리의 눈썹이 바짝 올라갔다.
“이건 아쉬운 걸로 끝날 일이 아니죠! 이건 분하고 억울한 일이라고요! 그 배은망덕한 배신자 연복재가 그 보물을 도무 성자한테 바쳤잖아요!”
“분노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어.”
김치형은 매서운 눈빛으로 주위를 훑으며 말했다.
“지금 중요한 건 그 보물을 되찾는 거야.”
“도무 성자가 곧 이곳에 도착할 거야.”
이때 이천후가 담담하게 말했다.
주천의의 가치는 결코 제병에 뒤지지 않는다. 천기를 추론하고 신통을 창조하는 수많은 불가사의한 능력을 품은 그 궁극의 보물은 절대 적의 손에 들어가선 안 된다.
곧이어 다들 불필요한 말은 삼가하고 목소리를 낮춘 채 이후의 가능성과 대응책을 나누며 도무 성자가 스스로 함정에 빠져들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긴장감 속에서 몇 시간이 느릿하게 흘러갔고 마침내 문 바깥에서 거칠고 무거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연복재의 명령으로 도무 성자에게 지원을 청하러 갔던 두 명의 호위대장이 돌아온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가져온 말은 연복재에게 있어 벼락보다 더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성주님, 도무 성자님께서 전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지금 너무 바쁘시다며 당장은 올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두 호위대장은 고개를 깊이 숙인 채 풀이 죽은 목소리로 보고했고 그 한마디는 마치 구천의 신뢰처럼 연복재의 머릿속을 강타했다.
그가 간신히 유지하던 침착함과 방금 다시 피어난 자신감이 순식간에 산산조각 났다.
발끝에서부터 차가운 기운이 솟구쳐 정수리를 뚫고 올라왔고 연복재는 멍한 얼굴로 힘이 빠진 몸을 차가운 의자에 털썩 내던졌다.
“바빠서 못 온다고?”
그는 거의 절규하듯 온몸의 기운을 끌어모아 소리쳤다.
“개소리 집어쳐! 도무 성자가 얼마나 바쁘다고 못 온다는 거야? 지금 여기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자식이 모른다는 거냐? 그놈이 아끼던 신하가 지금 죽기 직전인데도 올 시간이 없다고?”
“그게... 성자님께서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은 지존연맹의 천교들과 함께 태원 고대 광맥의 방어 진형을 짜는 중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