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6장

“극광 성자, 계합 성자, 천록 성자는 지금 만요산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장님, 이제 돌아오셨으니 민예담 성녀와 요역의 3대 수장, 그리고 만요산의 세 성자까지 함께 부르면 어떻겠습니까? 지존연맹 놈들을 상대하려면 아군이 많을수록 유리합니다!” 모두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천후에게 모였지만 그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는 없어.” 그의 태도는 단호했고 이어진 설명에 방 안은 금세 조용해졌다. “그들이 먼저 나서 도와준 은혜를 황촌은 영원히 잊지 않을 거야. 하지만 지금 벌어질 싸움은 황촌과 지존연맹 간의 사생결단이고 피로 갚아야 할 개인의 원한이야.” “이 싸움은 위험천만해서 한 번의 실수로 전부 무너질 수 있어. 그런 전쟁에 그분들을 끌어들이는 건 아무런 이유 없이 그들에게 짐을 지우는 일이 되지. 우리가 감당해야 할 복수는 우리가 끝내야 해.” 그 말에 회의실 안은 잠시 정적에 잠겼다가 곧 다들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외부에서 보기엔 천기 성지와 서부 요역 같은 거대 세력의 지원을 마다하는 것은 무모하고 어리석은 짓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황촌 사람들의 가슴속에 모두 이천후의 의도가 분명히 전달되었다. 이건 황촌이 겪어야 할 전쟁이니 이기거나 져서 죽는다 해도 황촌의 힘으로 해내야 한다. 은인을 끌어들여서 자신들의 피값을 대신하게 하는 일 따위는 황촌의 긍지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이때 조민희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무엇보다도 그분들은 단순히 개인이 아니라 거대한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들이야. 설령 본인들이 우리를 돕고 싶어도 세력에서 동의할 리 없겠지. 우리가 섣불리 요청했다간 그분들만 입장이 곤란해질 거야. 내부 분열을 유발할 수도 있고 그게 더 큰 해가 될 수 있어.” “다만 극광 성자가 떠나기 전에 우리에게 한 마디를 남겼는데 황촌이 태원 고대 광맥을 공격할 때 꼭 자기를 불러달라고 했어.’” “그분은 자신을 ‘천로를 걷는 고독한 자’라고 했어. 그리고 문파도 없고 배경도 없고 아무런 얽힘도 없는 데다가 지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