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지축을 울리는 듯한 묵직한 굉음이 울려 퍼졌는데 마치 하늘을 찢고 떨어진 어떤 거대한 존재가 땅 위에 처박힌 듯한 소리였다.
곧이어 황촌 앞 넓은 공터가 눈부신 황금빛으로 일순간 밝혀졌다. 이천후가 꺼낸 것은 바로 거대한 생물의 반쪽 몸인데 엄청난 무게와 부피를 자랑하는 그 육신이 쿵 하고 땅에 내던져지자 땅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그 반쪽 몸의 크기는 어지간한 황소 열 마리를 합쳐도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었다. 그 모습은 흡사 작은 황금 산처럼 위용을 뽐냈고 무게는 족히 오천에서 육천 근은 되어 보였다.
이미 생명이 다했건만 여전히 주변을 짓누르는 듯한 위압감이 맹렬하게 뻗어 나왔는데 그것은 피와 뼛속에 새겨진 최상위 포식자만이 가진 야성의 기운이었다.
황촌의 수련이 약한 이들 중 일부는 그 압도적인 기세에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고 혈기마저 요동쳐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었다. 본능적으로 그 존재에 다가가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황금빛이 흐르고 신성한 기운이 하늘로 피어올랐다. 그 육신을 덮은 한올 한올의 깃털은 마치 태양 정금으로 정련된 듯 액체 태양처럼 빛나는 황금 광채를 품고 있었고 그 위에 저절로 새겨진 듯한 불꽃의 도문이 살아 숨 쉬었다.
운무처럼 드리운 채색빛과 영롱한 광휘 속에서 그 육신은 신성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야생성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건...”
공작성녀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앞으로 다가섰다. 그녀는 혈맥 깊숙이 각인된 익숙하면서도 압도적인 새의 기운을 단번에 알아챘다.
“순혈 금오의 육신이잖아!”
“맞아.”
이천후는 의미심장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
“세찬 태자한테서 직접 뜯어낸 거야. 그놈은 정통 순혈 금오였거든. 게다가 금오족에서도 몇 안 되는 황태자 중 한 명이었지.”
그는 시선을 천천히 돌려 모두를 바라보며 장난스러운 말투로 덧붙였다.
“아까 누가 금오탕 마시고 싶다 그랬지? 자, 오늘 그 소원 이뤄줄게.”
“와아아아!”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황촌이 폭발하듯 들썩였다. 특히 수십 명의 무예에 능한 여자 제자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