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33장

“쿠오오오... 싹 다 삼켜서 죽여 버려!” 다섯 명의 대마왕 중 가장 피에 굶주리고 광폭한 존재 호랑이왕이 천지를 울릴 듯한 포효를 내질렀고 그 거대한 마수가 전방을 향해 휘둘리자 곧바로 십만 마군이 검은 해일처럼 뒤따르며 아래 정석 광맥을 향해 직하했다. 황급히 방어진을 펼친 고대 천교의 수호자들은 그 위세 앞에 아무런 힘도 써보지 못한 채 무너져내렸다. 방어법진은 마운의 첫 충격에 마치 계란껍데기처럼 바스러졌고 절망의 비명이 연달아 터져 나왔으며 수많은 전사들이 순식간에 마기 속으로 휘말려 들고 찢겨나갔다. 그들의 호신 광막은 거품처럼 터져버렸고 단련된 육신조차 마기의 부식 앞에서 빠르게 시들고 썩어 문드러졌다. 사방에서 육체가 찢겨져 날아갔고 피비린내 가득한 파열음이 이어졌으며 갈기갈기 찢긴 잔혼들은 마치 달콤한 과일처럼 천마들에게 빨려 들어가 힘의 양분으로 삼아졌다. 이건 전투가 아니라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자유신장의 마법 방호막 너머로 이 장면을 지켜보던 황촌 무리들은 저마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무너뜨릴 수 없는 절망, 삼켜버릴 듯한 마기 쓰나미, 그 파괴의 스케일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다행이다... 우리가 밖에 나가지 않아서...” 누군가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모든 이의 시선은 자연스레 이천후에게 향했고 그들의 눈빛 속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교차하고 있었다. 놀람, 안도, 그리고 무엇보다 깊은 존경심. 이제야 그들은 이천후가 내린 판단이 얼마나 위대한 선택이었는지를 깨달았다. “X발, 이게 대체 뭐야?” 김치형이 고개를 홱 돌리고 소리쳤다. “어디서 갑자기 저렇게 많은 천마가 튀어나온 거야? 저 미친놈들이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이천후는 입꼬리를 희미하게 일그러뜨리며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몰라. 나한테 묻지 마.” 그 역시 마음속이 무겁게 가라앉고 있었다. 이 정도 규모의 마군이라면 설사 그가 나선다 한들 함부로 덤빌 상대가 아니었다. “그럼 이제 어떡해? 그냥 구경만 할 거야?” 김치형의 말에 이천후는 눈을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