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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5장

용문 보물 광맥에서 터져 나오는 천지를 뒤흔드는 함성과 마도의 포효 속에서도 지존연맹은 기이할 정도로 조용히 침묵에 잠겨 있었다. 백만 대군이 깃발을 펄럭이며 갑옷을 정렬한 채 도열해 있었지만 그 모습은 마치 얼어붙은 석상처럼 정지되어 있었고 냉기 서린 병기들과 강철 같은 기세는 있었지만 그 누구도 앞으로 나서지 않았다. 준회는 미혜 성녀와 천추 성자를 중심으로 한 정예 부대 단 한 부대만 출병시켰다. 그들의 임무는 단순한 전장이 아닌 비선성으로 향하는 외교 사절이었다.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력과의 연합을 위해 나아가는 전령이자 대의의 설득자들이었다. 말하자면 직접 싸움에 나서는 게 아니라 깃발 들고 외치며 뒷받침을 끌어내는 ‘설득조’ 역할이었다. 한편 이천후 진영 역시 뜨겁고도 무거운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 “이장님, 지금이야말로 하늘이 준 기회입니다! 천마 주력이 용문 보물 광맥을 전면 공격 중이고 지존연맹 대군은 꼼짝없이 묶여 있습니다. 이 틈을 타 다른 보물 광맥을 공략하면 분명 그들의 방어선은 와해될 겁니다!” 그러나 이천후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안 돼.” 그 말은 날카롭고도 단호했다. “우리가 지존연맹과 피로 얼룩진 원한을 맺고 세상이 뒤집히도록 싸운다 해도 그건 결국 인류 내부의 싸움이야. 하지만 지금은 달라. 이건 외부에서 밀려드는 재앙이라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천로 전체가 무너질지도 모를 재난이란 말이야. 이런 외적 앞에서 우린 지존연맹과의 원한도 잠시 접어두고 반드시 먼저 이 마환을 문턱 밖에서 막아야 해. 그것이 진정한 대의야.” 그는 말을 멈추고 눈빛을 더욱 날카롭게 바꾸었다. “게다가 이상하지 않아? 용문 보물 광맥이 저렇게 무너지고 있는데도 지존연맹의 주력 대군은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어. 왜일까? 그들은 지금 우리를 경계하고 있을 거야.” 그의 시선이 천천히 진영을 훑었다. “만약 우리가 지금 다른 광맥을 노리고 움직인다면 그들의 계략에 당할 거야. 우리가 그놈들의 덫에 걸려드는 셈이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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