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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7장

검은 마기 기둥이 명중한 그 지점은 마치 유리로 된 세계에 쇠망치가 내려찍힌 듯 단 한순간에 산산이 부서졌다. 천 길 높이 솟아 있던 거대한 산봉우리가 허리에서 끊겨 나갔고 수많은 집채만 한 바위들이 허공을 향해 산산이 튀어 올랐다. 연기와 먼지, 파편이 한데 뒤섞여 거대한 구름을 형성하며 하늘로 솟구치는 가운데 폭발의 중심에서는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검은 구멍 하나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 검은 마기 기둥은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곧바로 그 깊고 어두운 구멍을 향해 거칠게 쏟아졌다. 그리고 용문 보물 광맥의 지반 깊숙한 곳을 정면으로 내려찍어 수십 장의 직경을 가진 무려 만 미터나 뚫고 내려가는 거대한 심연을 강제로 파내 버렸다. 그 깊은 심연의 밑바닥에서는 이 세계의 것이 아니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더욱 음침하고 더욱 혼란스러운 낯선 에너지의 기운이 서서히 스며 나오기 시작했다. 슈우우... 그 순간 공중에 떠 있던 거대한 조화마련이 갑작스럽게 몸을 오므리더니 검은 흐름으로 형태를 바꾸며 일직선으로 만 미터 깊이의 심연 속으로 파고들었다. “쿠오오... 마계점이 드러났어! 우리 종족의 영광이 눈앞에 있다고!” 호랑이왕의 포효가 하늘을 찢었다. 그의 눈에 미친 듯한 광신의 불꽃이 이글거렸고 천지를 진동시키는 외침이 뿜어져 나왔다. “얘들아, 본왕을 따르라! 이 심연을 돌파해 마계의 장벽을 깨부수고 우리 대군을 천로 위로 맞이하자!” 포효가 끝나기 무섭게 호랑이왕은 누구보다 먼저 몸을 날리며 돌진했다. 그 뒤를 이은 수만의 정예 천마 병사들이 검은 용암처럼 무너져내려 폭발한 대지의 깊은 심연 속으로 일제히 쏟아져 들어갔다. 이어 화선자와 사자왕 역시 각각 자신들의 마군을 이끌고 어둠으로 뒤덮인 심연 속으로 뛰어들었다. ... “마계점! 저 밑에 봉인된 마계점이 있어!” 이때 금빛 새끼 사자가 놀라며 외쳤다. 그제야 그들은 왜 천마대군이 이토록 무모할 정도로 대가를 감수하며 용문 보물 광맥을 공격했는지 진짜 이유를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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