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후는 저도 모르게 숨을 깊게 들이켰다. 조금 전 그가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 그 장면은 더 이상 어떤 의심의 여지도 없게 만들었다.
선양성수는 말 그대로 지극히 강렬하고도 순수한 양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존재였고 만물을 태워 없애는 것은 과장이 아니라 명백한 사실이었다. 불사의 용강조차 닿자마자 기화되어 사라지는 그 위력은 그 절대적인 폭압을 단적으로 증명해주었다.
콰르르르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짙은 어둔빛의 홍수가 무정하게 쏟아져 내렸고 순식간에 금빛 새끼 사자의 몸과 그가 높이 치켜든 통천건목의 파편까지 통째로 삼켜버렸다.
이천후는 숨을 삼킨 채 눈을 부릅떴다. 그는 소용돌이치는 붉은 파멸의 물결을 꿰뚫어 보듯 응시하며 그 중심에 있는 통천건목의 파편을 놓치지 않았다.
‘진짜 이 조각이 싹을 틔우고 자라날 수 있는 건가?’
“흥, 멍청한 질문 하지 마!”
금빛 새끼 사자의 목소리가 이천후의 식해 안에서 울려 퍼졌다.
“이건 통천건목이야. 천지개벽 때 존재하던 세계수의 파편이라고! 그 안에 잠들어 있는 생명의 본원은 대세계 하나쯤은 거뜬히 지탱할 수 있을 정도야! 다만 그 오랜 세월 동안 깊은 침묵 속에 잠들어 있었기에 보통의 힘으론 그것을 깨울 자격조차 없어.”
“하지만 선양성수는 달라! 이건 바로 그 무한한 신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최고의 불씨야!”
“눈 크게 뜨고 잘 봐. 이게 바로 네 운명의 전환점이야! 너의 목황진기는 이미 진화를 거쳐 강기의 경지에 다다랐어. 지금이야말로 이 신목의 본원을 정련하고 동화시키기에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이 파편이 깨어나고 자라날수록 너의 목황강기는 가장 오래되고 순수한 생명의 근원에서 그 힘을 끌어올리게 되겠지. 마침내 궁극에 도달하게 될 거란 말이야!”
웅...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선양성수에 완전히 잠식되었던 통천건목의 파편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파동이 갑자기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상했던 파괴는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반대였다. 그 파괴적인 성수가 바다로 흘러드는 강물처럼 하나도 낭비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