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49장

이 모든 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졌다. 십진계는 파렴치한 기습에 멍하니 당하고 말았다. 땅바닥에 나뒹구는 채 눈을 동그랗게 부릅떴지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한동안 알아채지 못했다. 그러다가 탁재환이 자기 혈과를 움켜쥐고 미친 듯이 내달리는 모습을 보고 조상민의 야비한 뒷모습까지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을 보자 비로소 현실을 깨달았다. “이 쌍놈의 새끼들! 탁재환, 조상민! 너희 조상들까지 싸그리 천벌을 받아라!” 십진계는 완전히 폭발했다. 온몸의 깃털이 뿔처럼 곤두섰고 시뻘건 볏은 분노로 더욱 짙어져 뜨겁게 달아올라 마치 달구어진 쇠붙이 같았다. 그리고 날개를 퍽퍽 퍼덕이더니 금빛 포탄처럼 하늘로 솟구쳐 올라 찢어지는 듯한 울부짖음을 토해냈다. “내 혈과를 돌려내! 도둑놈! 강도! 사기꾼!” 십진계는 목숨을 걸고 날개를 미친 듯이 퍼덕이며 도망치는 두 사람을 뒤쫓았고 길목마다 금빛 깃털이 흩날리고 먼지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탁재환과 조상민은 애초에 양심 따위 없는 놈들이었다. 그들은 죽어라 달리면서도 혈과를 두 쪽으로 쪼개더니 망설임 없이 그대로 입 안에 쑤셔 넣고는 세 입, 네 입만에 꿀꺽 삼켜버렸다. 거의 통째로 삼킨 것과 다름없었다. “꺼억!” 두 놈은 동시에 시원하게 트림을 하고는 하이파이브를 날리며 자랑스럽게 껄껄 웃었다. “아악!” 뒤따라오던 십진계는 눈이 튀어나갈 듯 부릅뜨며 치를 떨었고 심장이 터질 것처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 %#￥&*...” 십진계는 완전히 폭주했다. 그것은 깃털이 송두리째 폭발하듯 곤두서더니 전기가 흐르는 것 같은 금빛 고슴도치로 변해버렸다. 그리고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땅바닥을 발로 마구 헤집자 여기저기 작은 구덩이가 패여 흙먼지가 치솟았다. “형님, 보세요. 십진계의 털이 다 뒤집혔어요! 마치 성게 같아요!” 조상민이 눈을 비비고 십진계의 우스꽝스러운 꼴을 보고는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뒤집히든 말든 뭔 상관이야! 겁낼 거 뭐 있냐? 저 닭은 전투력이 얼마 안 되잖아? 알 낳는 거랑 입 터는 거밖에 할 줄 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