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뜻이야?”
백승준. 아니. 이제는 공식적으로 유승준으로 개명한 백승준은 유도경의 말을 듣고 화를 내며 언성을 높였다.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거야? 정말 어처구니가 없네. 아버지는 너의 몇 마디 말에 속아 넘어갈 사람이 아니야.”
유하연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회장님이 너를 믿는다면서 왜 이토록 흥분하는 거지? 누가 보면 네가 마음에 찔리는 일이라도 있는 줄 알겠네.”
“너...”
유하연의 예쁘장한 얼굴을 보고 유승준은 표정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뭔가 유하연을 유독 신경 쓰는 듯했다.
유승준은 고개 돌려 유동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버지, 쓸데없는 말 듣지 마세요. 저희가 잘되는 꼴을 못 봐서 이러는 거니까요.”
“유도경, 못 본 사이 언제부터 너도 여자처럼 중간에서 이간질하기 좋아했던 거야?”
이 말은 유하연한테 들으라고 하는 소리였다.
유하연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무능한 자일수록 남녀 차별을 거론하기 마련이었다.
그를 봐줄 생각이 없는 유도경은 자료 하나를 유동민에게 던져주었다.
이 두 사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당연히 빈손으로 오지 않았을 것이다.
“백하연 씨가 아버지의 첫사랑 맞죠?”
유도경은 유승준의 얼굴을 보며 피식 웃었다.
“아버지는 이익을 위해서 백하연 씨를 포기하고 저희 엄마랑 결혼하셨죠? 그런데 몇 년 지나지 않아 다시 참지 못하고 백하연 씨한테 돌아가셨고요. 그동안 두 집 살림하면서 감쪽같이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신 건 아니죠?”
유동민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유도경을 바라보았다.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네.”
“그래서 저는 아버지 손에 놀아나는 사람이 아니에요. 처음부터 저는 아버지를 아버지로 여길 생각이 없었거든요.”
유도경은 이 사실을 알고 나서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가 일찍부터 수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이렇게 많은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유동민이 갑작스럽게 공격해 올 때 바로 상대방의 기세를 누르기 어려웠을 것이다.
심지어 마지막에 유안 그룹을 떠난 사람은 유도경이 아니라 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