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0화

연정이 도착했을 때, 모든 것은 이미 준비된 상태였다. 응급실 안에 있던 의사와 간호사들이 잠깐 자리를 비우는 순간, 연정이가 몰래 들어갔다가 나왔다. 다시 응급실로 돌아온 의사와 간호사들은 원래 치료하기 어려웠던 환자의 상태가 놀랍도록 호전된 것을 발견했다. 대략 두 시간이 지났을 때, 마침내 응급실 문이 열렸다. 유하연과 연정은 모두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유도경은 VIP 병실로 옮겨졌고, 유하연은 연정이가 약간 졸려 하는 것 같아 부드럽게 말했다. “기사 아저씨한테 집에 데려다주라고 할게. 가서 쉬어.” “싫어요.” 연정은 그녀의 옷소매를 붙잡고 품에 얼굴을 파묻으면서 말했다. “엄마랑 함께 있을 거예요.” 연정의 단호한 모습에 유하연은 더 이상 뭐라 하지 못했다. 유도경은 응급실에서 나온 지 한 시간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방금 깨어났을 때 다소 멍한 상태였지만 눈뜨자마자 두 사람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유하연은 뭔가 빚을 갚아야 할 것 같은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연정은 똘망똘망한 두 눈으로 바라보다가 그가 깨어나자마자 벌떡 일어났다. “깼어요.” 연정은 아까까지만 해도 졸려 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환호하며 말했다. “아저씨 깼어요!” 유도경은 미간을 찌푸리긴 했지만 무의식중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고막이 터지겠어. 살살 말해.” 연정은 전혀 개의치 않고 그를 향해 혀를 내밀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싫은데요? 메롱.” 연정은 끝 음을 길게 빼면서 일부러 유도경을 화나게 하려는 것 같았다. 유도경이 무슨 말을 하려 할 때, 잠시 그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유하연이 갑자기 일어나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눈 밑에 다크서클이 진한 그녀는 딱 봐도 많이 피곤해 보였다. 다음 순간, 유도경의 뺨을 때렸다. 이제 막 깨어나서 제정신이 아니었던 유도경은 뺨 맞고 또다시 혼미해졌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유하연을 바라보았다. “왜 때리는 건데?” ‘난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막 깨어난 사람한테 무슨 짓이지?’ “무슨 상관이야. 내가 때리고 싶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