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7화

김씨 가문 사람들이 갑자기 만나자고 한 것도 이유가 있었다. 심지어 굳이 외국에서까지 급히 돌아온 사람들도 있었다. 이 사람들이 험악한 얼굴로 자신을 노려보자 유하연은 그제야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김설아가 미간을 찌푸리며 일어나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유하연이 말렸다. 그녀는 김설아를 향해 고개를 흔들고는 다시 김수호를 바라보았다. “제가 그쪽을 죽이려 했다고요? 증거는요?” 유하연은 다른 이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 증거도 없는데 저한테 누명을 뒤집어씌우려고요? 그래도 되는 거예요?” 김수호가 다시 입을 열기 전에 유하연이 계속해서 말했다. “그러면 저도 김수호 씨가 저를 죽이려 했다고, 저한테 억지로 사인시키려 했다고, 마지막에는 결국 들통나자 강으로 뛰어들었다고 해도 되는 거예요?” 유하연이 쏘아붙이자 김수호는 왜인지 그녀와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자기보다 훨씬 어리고 키까지 작은 유하연의 어마어마한 기세에 그는 위축되고 말았다. “그게...” 김수호가 입을 열었다. “나는 유 대표를 모함할 이유가 없는 사람이야.” “왜 없다고 하시는 거예요?” 유하연이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 “지금 제 손에 있는 김씨 가문 권력과 지분을 노리고 있는 거 아니었어요?” 그때 박미자가 준 팔찌 때문에 박미자가 보유하고 있던 김씨 가문 지분이 모두 유하연의 손에 넘어가게 되었다. 이는 김씨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온 규칙으로서 김씨 가문 사람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막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그 지분이 없었다면 유하연은 지금껏 김씨 가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김씨 가문 사람들은 계속해서 그 지분을 노리고 있었다. “쓸데없는 말 그만하시고 증거부터 내놓으세요.” 유하연이 몇 마디 말로 거만하게 행동하던 이들을 단번에 제압하는 모습을 보고 김설아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김설아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모든 일에는 증거가 필요하며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은 이 점을 알고 있을 거로 믿습니다. 앞으로 말씀하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