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저를 너무 엄하게 감시하고 있어서요. 유 대표님께서 도와주지 않았다면 도저히 그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없었을 거예요.”
...
유하연이 화장실에서 다시 나왔을 때는 이미 10분 뒤였다.
“화장실에 왜 이렇게 오래 있었어. 어디 아파?”
자리에 앉자마자 김수호가 제일 먼저 의심하는 눈빛으로 물었다.
유하연은 어깨를 으쓱이며 차갑게 말했다.
“뭘 잘못 먹었는지 배탈 났나 봐요..”
김설아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지금은 괜찮아? 의사를 불러올까?”
“아니요.”
유하연은 웃으면서 손을 저었다.
“지금은 괜찮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김설아는 그녀의 안색이 괜찮은 것을 확인해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악!”
바로 이때, 갑자기 계단 쪽에서 처참한 비명이 들려오자 유하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염은정 씨 목소리잖아.’
방금 화장실에서 만났던 염은정이 갑자기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대리석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것이다.
“맙소사.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피. 피가 나잖아.”
“숨을 쉬지 않는 것 같아...”
“죽었잖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던 터라 유하연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주변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충격으로 인해 이마에 상처가 난 염은정은 쓰러져 있었고, 입에서는 검은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몸도 이상하게 검푸른색을 띠고 있었다.
“중독된 거잖아.”
김수호가 분노에 차서 흥분하면서 말했다.
“도대체 누구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알 길이 없는 사람들은 서로 바라만 볼 뿐이다.
“수호야, 속상해하지 마. 반드시 범인을 찾아내서 동서를 위해 복수해줄게.”
김민기가 다가와서 험상궂은 얼굴로 그를 달랬다.
김씨 가문 가족 모임에서 김씨 가문 사람이 살해당했는데 이것보다 더 분노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정말 김씨 가문의 체면을 발로 짓밟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유하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염은정의 상태를 확인하려는데 김수호한테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