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있어?”
김설아가 나서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 말했잖아.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김수호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왜 나한테 증거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지? 증거가 필요해? 좋아. 지금 바로 보여줄게.”
김수호의 자신만만한 모습에 유하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
뭔가 준비해 온 모양이다.
“다들 똑바로 봐. 내가 유 대표를 오해했는지 아닌지 이제 알 거 아니야.”
김수호가 주위를 한 번 훑어보다가 자기 비서를 불렀다.
이때 김현민이 옆으로 다가와서 큰 소리로 지지 의사를 보여주었다.
“나야 당연히 형을 믿지. 우리가 계속 증거를 찾아내지 못해서 방심한 것 같은데 이번에는 어떻게 빠져나갈지 지켜봐야겠어.”
김현민과 김민기 뒤에 있던 사람들도 연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의 모습에 김설아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유하연은 그녀를 말리면서 흥분하지 못하게 계속 마음을 달래주고 있었다.
“도발에 흔들릴 필요 없어요. 떳떳하면 두려울 필요가 없으니까요.”
“떳떳하다고?”
김수호는 콧방귀를 뀌면서 비서에게 대형 화면에 CCTV 영상을 재생하라고 했다.
“방금 의사 선생님께서 그러는데 이 사람이 중독된 거라고 했어. 누군가 일부러 술에 약을 탄 거야. 술 창고에서 바로 꺼낸 술이라 아직 개봉한 적도 없는데 시음 중에 중독된 걸 거야. 누군가는 한발 앞서 술 창고에 가서 술에 약을 탄 거고. 모두가 알다시피 이 사람은 술 가지러 가기 전에 미리 말하고 갔어. 어떤 사람은 그 기회를 노리고 악행을 저지른 거고.”
CCTV 영상을 봤을 때 염은정 전에 술 창고에 들어간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그것은 바로 유하연이었다.
이때 김민기가 격분하면서 말했다.
“방금 배탈 났다면서 화장실에 간 거 아니었어? 저기가 어딘데. 저기는 술 창고 아니야. 이번에는 어떻게 변명할 건데?”
김수호도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유하연에게 삿대질했다.
“유 대표, 난 유 대표가 이렇게 독한 사람일 줄 몰랐어. 감히 우리 김씨 가문 사람을 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