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9장

방금까지 티격태격하던 강찬양이 눈 앞에서 잡혀가는 모습을 본 유영은 멍하니 서서는 눈을 깜빡거리며 빨대를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좋네, 버블티 마시는 거야?” 육호중의 목소리에 정신줄을 붙잡은 유영이 화들짝 놀라며 버블티를 내려놨다. “마시지 말라는 말도 안 했는데 뭘 그렇게 놀라나? 그나저나 왜 혼자 먹어? 내건?” “아......그게요 부사장님, 제가 주문한게 아니라 다른 부서 동료가 사준 거라서요. 그리고 이런 값싼 건 부사장님 입맛에 맞지 않을것 같아 감히 사드릴 엄두를 못 냈을 겁니다.” 자신으로 인해 동료들이 무안해질까 유영이 꽤나 주도면밀하게 설명을 했다. 육호중이 슬쩍 웃으며 눈썹을 치켜들었다. “그래? 내 입맛이 어떤 줄 알고? 가져와 봐, 나도 맛 좀 보게!” 맛을 본다고? 본인 몫도 없는데 맛을 어떻게 보지? 유영이 떨떠름해 있는 사이, 육호중은 성큼성큼 다가 와 유영이 마시던 버블티를 들어 자연스레 입에 갖다 댔다. “음 괜찮네! 말해 둬, 다음부턴 내거도 같이 사달라고!” 눈이 땡그래진 유영이 빨개진 얼굴을 하고 어안이 벙벙한 채로 육호중을 쳐다봤다...... 마시고 있던 걸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입에 갖다 댄다고? 아니야!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자! 부사장님은 늘 선이란게 모호한 사람이잖아! 매일 다른 여자들이랑 키스하고 잘텐데 이 정도야 뭐 아무것도 아니겠지? 몸에 배인 습관이래 그럴 거야, 다른 여자거였어도 똑같이 이렇게 맛 봤을 거라고!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는 불경한 생각들에 유영이 버블티를 그대로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네 부사장님, 다음엔 제가 부사장님것도 같이 주문하라고 귀띔하겠습니다!” 육호중이 실눈을 뜨고 처참하게 버려진 버블티를 바라보더니 피식 웃어보였다. “이렇게 싫어할 줄이야. 유 비서 미안, 아까운 버블티 버렸네.” 유영이 미간을 찌푸리고 무감하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벌써 반이나 마셨으니까요. 어차피 평소엔 하나 다 마시지도 못하니까 버려도 됩니다.” 육호중의 얼굴이 보기 드물게 굳어 버렸다. 한때 열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