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1장

그녀가 나타나자 세 사람의 시선이 모두 그녀에게로 향했다. 안재명은 그녀를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는 한편 속으로는 또 걱정이 앞섰다. 그는 소희 맘 속에 아직도 이 사람이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만약 아직 이 사람을 맘 속에 품고 있다면, 나영재의 지금 행동은 그녀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셈이고, 그녀를 더욱 힘들게 할 것이다. "언니!" 안연희의 눈은 온통 안소희로 가득했다. 안소희는 그녀에게로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뒤에 있는 나영재에게 또박또박 얘기했다. "문은 저쪽이에요, 어서 가세요. 멀리 안 나가요." "얘기가 아직 안 끝났는데 어떻게 가?" 나영재의 말투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으나 시선은 그녀의 오피스 룩에 멈췄다. 그 순간, 그의 머릿 속에는 오직 한가지 생각 뿐이였다. 이런 옷차림을 하고 자신감 넘치게 비즈니스를 하는 모습은 정말 안소희와 너무 잘 어울렸다. "우리 사이에 더 이상 할 얘기는 없어요." 안소희는 처음부터 딱 잘라 얘기했다. "이혼할 때 말했듯이, 훌륭한 전 남편이라면 죽은 듯이 있어주는게 매너에요." "난 훌륭한 전 남편이지." 나영재는 당황하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며 침착하게 얘기했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어." 안소희는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 이 사람 언제부터 이렇게 뻔뻔해진거지? 나영재는 안소희의 아니꼬운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안재명과 안연희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장인 어른, 저랑 안소희가 따로 할 얘기가 좀 있는데, 자리 좀 비켜주실 수 있을까요?" 안재명은 무의식적으로 안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는 딸이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면 비켜줄거고, 가지 말라고 하면 절대 가지 않을 것이다. "먼저 내려가서 쉬고 있으세요. 얘기 마치면 저도 내려갈게요." 안소희는 결국 그와 따로 얘기하기로 했다. "언니…" 안연희는 걱정스러운 눈길로 안소희를 바라보았다. 안소희는 그녀를 안심시키려는 듯 그녀에게 눈빛을 보내며 "괜찮아, 먼저 내려가 있어."라고 말했다. 안연희는 줄곧 안소희의 말을 잘 따랐기에, 비록 속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