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2화

여자의 작고 앙증맞은 몸이 서현우의 품에 보호받으며 겁에 질린 듯 반쪽 얼굴만 살짝 내밀었다. 그것은 그녀를 그대로 카피해 낸 듯한 꼭 빼닮은 얼굴이었다 서현우는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키스를 하려는 듯한 자세였다. 문득 뒤에 누군가 서 있다는 것을 감지한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더니 차가운 눈빛이 윤소율의 얼굴에 꽂혔다. 윤소율은 이 광경에 너무 놀라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이 여자는 윤소율에게 낯설지 않았다. 그녀는 최세리가 윤소율을 위해 찾은 한소이라고 부르는 그녀의 대역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윤소율은 서현우를 보다가 다시 한소이를 바라보며 잠시 얼굴의 핏기가 사라졌다. "소율 언니…" 한소이는 놀란 듯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저…" 윤소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생기를 잃은 그녀의 주위에는 무거운 침묵만 감돌았다. 서현우는 문득 허리를 곧게 펴더니 고개를 숙여 한소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먼저 가서 씻어." "네." 한소이는 조금 궁색한 모습으로 드레스 끈을 제자리로 올리며 고개를 숙인 채 욕실로 걸어갔다. 그녀가 심지어는 윤소율과 똑같은 향수까지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윤소율은 한소이가 그녀 곁을 지나갈 때 알게 되었다. 자신의 향수와 똑같은 그 냄새를 맡으며 윤소율은 등 뒤에서 욕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올 때까지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린 채 눈을 감고 있었다. "펑" 욕실 문이 단단히 닫히며 한소이의 모습이 욕실 안으로 사라졌다. 윤소율은 바로 서현우에게 물었다. "서현우 씨, 이게 무슨 뜻이죠?" 그가 그녀의 방을 로열 스위트룸으로 교체해 준 다음 다른 여자를 여기로 데려와 그녀가 보는 앞에서 이런 장면을 연출하는 건 그녀를 공기 취급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서현우가 말했다. "왜?" 윤소율은 가슴이 격하게 오르내렸다. 그녀는 그를 향해 걸어갔다. 남자의 가까이에 다가가자마자 그의 몸에서 나는 익숙한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건 한소이 몸에서 나는 그 냄새였다. 윤소율은 눈을 들어 남자를 뚫어지게 노려보며 비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