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0화
심민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고 있어.”
박진호는 잠시 침묵했다.
“걔가 또 뭐라고 했어?”
“형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어.”
“맞아. 난 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지금은 더더욱 그래.”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그 사람 싫어.”
그 말을 들은 박진호는 순간 멍해졌다.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희열과 슬픔이 동시에 어렸다. 아내가 박진운을 싫어한다는 사실에 안도했지만, 한편으론 어린 시절 작은 남자아이도 싫어한다는 뜻이 아닐까 걱정스러웠다.
생각해 보면 그녀가 어릴 적 자신을 ‘꼬마 신랑'으로 삼겠다고 했던 말 역시 그저 어린 시절의 장난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녀가 줬던 그 블루 사파이어 목걸이, 그 소중한 증표조차 그는 이미 잃어버리고 말았으니까.
박진호가 멍하니 서 있자 부드러운 두 손이 그의 얼굴을 감쌌다.
눈앞의 심민아가 진지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진호 씨, 그때 그 남자아이는 아주 용감한 사람이었을 거야. 그렇지?”
“...”
박진호는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피했다. 그는 늘 그녀 앞에 서면 마치 속내를 모두 들켜버린 듯했다. 밖에서는 그를 냉혹한 사람이라 불렀고 희로애락을 드러내지 않아 10년을 곁에 둔 한동욱조차 그의 속마음을 읽지 못했다.
그 자신도 그런 모습을 자부했다. 속내를 보이지 않아야만 상대를 파악하고 이길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심민아 앞에서는 그는 언제나 패자였다.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심민아는 붉어진 눈시울로 다시 말했다.
“여섯 살 때 난 그 작은 오빠를 영원히 잃었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매일 밤 악몽을 꿨지. 피투성이가 된 오빠가 내 앞에 서 있는 꿈을.”
“무서웠지만 매일 그 악몽을 다시 꾸고 싶었어. 꿈속에서라도 오빠를 다시 볼 수 있었으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고 눈가엔 눈물이 맺혔다.
“만약 그 오빠가 지금 내 앞에 있다면 절대 겁쟁이처럼 숨지 않을 거야.”
박진호는 강렬한 충동을 느꼈다. 지금 당장이라도 그녀를 끌어안고 자신이 그 남자아이라고 고백하고 싶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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