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0화

온천 리조트가 텅 비어 있는 걸 보고 유하연은 이제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 이 온천 리조트는 고급 회원제로 평소에는 예약이 필수였다. 최소 열흘 전에 예약해도 가기 어려운 리조트를 유도경이 통째로 빌린 것이다. 유하연은 유도경을 따라 들어갔고, 리조트 매니저가 야외 온천으로 안내했다. “여기는 제일 큰 온천으로 몸에 좋은 미네랄이 많이 포함돼 있어요. 여러 가지 에센셜 오일까지 첨가되어 장수, 혈액 순환, 피로 해소에 모두 좋은 효과가 있어요...” 매니저는 설명하다가 맞은편에 있는 작은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두 분께서 마사지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전문 마사지사를 준비해드릴 수 있어요. 기술과 서비스 모두 좋은 평가를 받는 분이니 안심하셔도 돼요.” 유도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매니저에게 이만 가봐도 된다고 말하려던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발신자 번호를 확인한 순간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뭔가 일이 생겼다는 것을 눈치챈 유하연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일 있으면 먼저 가. 난 여기서 좀 쉬다 갈게.” 유도경과 함께 있어봤자 뻘쭘하고 불편하기만 했다. 유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밖으로 걸어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유하연은 매니저에게 가봐도 된다고 하고는 샤워하고 리조트에서 준비한 온천 복 차림으로 온천에 들어갔다. 몸이 나른해진 유하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바위에 기대어 꾸벅꾸벅 졸고 있을 때,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유도경이 돌아온 줄 알고 신경 쓰지 않았지만 뭔가 이상한 느낌에 금세 미간을 찌푸렸다. “누구야.” 어깨에 올려놓으려던 상대의 손을 재빠르게 잡아채자 뒤에서 비명이 울려 퍼졌다. 고개를 돌렸더니 낯선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상대는 대략 스물일곱, 스물여덟 살 정도로 보였고, 남자다운데다가 잘생기기까지 했다. 헐렁한 온천 복 사이로 식스팩이 드러났고, 치골까지 보일 듯 말 듯 했다. 그 남자의 차림새를 본 유하연은 점점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잠깐만요. 저 마사지사예요. 악의가 있었던 게 아니라 그냥 마사지를 원하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