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렇게 됐는지 생각해 본 적 있어?”
심윤재의 말을 들은 유하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비록 다른 사람 아이였지만 그녀도 한 아이의 엄마로서 한 생명이 이 세상에 태어나 어떻게 조금씩 성장해나가는지 지켜봐 온 사람이었다.
모든 생명은 처음엔 그저 백지와도 같았고, 나중에 어떻게 커가는지는 부모의 역할이 컸다.
심윤재가 안 좋은 표정으로 말했다.
“채린 씨가 저렇게 만든 거야. 나도 처음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 나중에 이상한 낌새를 발견하고 나서야 태하의 정신적, 심리적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어. 나를 많이 거부해서 가까이하지도 못해. 치료받으러 가자고 하니까 자살로 협박하더라고. 지난번에는 거의 건물에서 뛰어내릴 뻔도 했어. 그래서 나도 더 이상 강요하지 못하겠더라고. 난 정말 채린 씨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어. 어떻게 아이를 이렇게 키웠는지...”
“유채린이 아이를 이렇게 만든 거라고?”
유차연이 차갑게 그의 말을 끊었다.
“아이는 채린이 혼자만의 아이가 아니야. 채린이한테도 물론 책임이 있겠지만 그게 온전히 채린이 책임일까?”
유하연의 날카로운 시선에 심윤재는 멈칫하면서 힘겹게 입을 열었다.
“나...”
유하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도 자기 문제라는 거 알고 있었어? 그런데 넌 맨날 말만 그럴싸해도 전혀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잖아. 이번에 태하가 난리 쳤을 때도 너의 첫 반응은 채린이를 빨리 데려오려는 게 아니라 어떻게 이 난리 통에서 빠져나올까이었어.”
아마도 자신도 몰랐던 속마음을 유하연이 꿰뚫어봐서인지 심윤재의 얼굴은 약간 빨개지고 말았다.
“네가 아무것도 안 하니까 결국엔 아무것도 안 한 사람이 마지막에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되는 거야.”
심윤재가 의기소침해 있는데도 유하연은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유하연의 시선을 마주한 심윤재는 심지어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다행히 유하연은 이 화제를 마무리하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심윤재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난 이제 너랑 가능성 없어. 그러니까 이 사실을 똑똑히 알아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