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13장
주인집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는 건 예의가 아니다, 더군다나 지금 아래엔 할아버지 혼자 계시는데.
“할머니, 할머니——”
수연이 다가가 할머니를 깨웠다, 이대로 소파에서 주무시게 했다간 감기에 걸리실지도 모르니까.
“음?”
그제야 눈을 뜬 할머니가 얼떨떨하게 주위를 빙 훑었다.
“할머니 잠드셨어요 방금.”
수연이 할머니를 일으켜주니 준영은 마시기 딱 좋은 온도의 물 한잔을 건넸다.
“너무 고생하셔서 그래요 할머니, 이제 이런 일은 저랑 준영 씨한테 맡기세요.”
더할 나위 없이 깊은 둘의 사이에 할머니도 안심이 된다.
서수연이 할머니의 화장을 고쳐준 뒤에야 셋은 연회장으로 내려왔다.
“주인공은 어디 갔대? 우리 여기 내버려두고.”
농담을 건넨 건 할머니의 오랜 친구, 명희 할머니다.
“나이 들어서 겨우 와인 두 잔에 쓰러졌지 뭐야.
우리 수연이가 안 깨웠으면 아직도 자고 있었을 걸.
자, 수연아, 여긴 명희 할머니, 인사드려.”
수연이 다가가 살갑게 인사를 건네니 명희 할머니의 얼굴엔 웃음꽃이 만개한다.
“어머, 내가 다 마음에 든다.
수연아, 준영이가 못 해주면 이 할미한테로 와. 내가 남자 소개해 주마.”
수연이 뒤에 있던 준영에게로 도움의 눈빛을 보내니 남자가 싱긋 웃었다.
“원래 농담하기 좋아하셔.”
할머니도 수연의 손등을 두드렸다.
“우리 손주 며느리 넘보지도 마, 가서 딴 사람 찾아!
난 이런 착한 애 아무한테도 양보 안 해.”
“참나, 내가 더 좋은 손주 며느리 찾을 거니까 두고 봐.”
티격태격하는가 싶더니 금세 서로 팔짱을 끼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두 분이다.
수연은 할머니의 이런 소녀 같은 밝은 면은 또 처음 본다.
그 사이 그녀를 데리고 자리를 뜬 강준영이 와인 한 잔을 건넸다.
“할머니 저런 모습 처음인데, 명희 할머니랑은 오랜 친구셔?”
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와인을 홀짝 들이켰다.
“나 어릴 때에도 가끔 집에 오셨던 분이야.”
서수연이 입을 살짝 벌렸다.
“두 분 그럼 절친이시겠네, 우정이 이렇게 오래 이어지기도 쉽진 않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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