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36장

그래 놓고도 잘 사는 꼴은 못 봐주겠는 모양이다, 인터넷에 가정사까지 떠벌리고 다니는 걸 보면. 분명 연을 끊은지 오래인데 왜 이리도 뻔뻔하게 구는 건지. “미안한데 서유라는 내 언니 아니야. 네가 착각했어.” 그 일로 몰아붙이려는 거라면 굳이 말 섞을 필요도 없다, 어차피 더는 오지 않을 곳이기도 하고. “어머, 세게 나온다 너? 자기가 잘못해 놓고 말도 못하게 하네? 그러길래 친부모마저 싫어하지. 대체 강 사장님이 어쩌다 너랑 만나게 되신 건지 모르겠다, 또 무슨 수작을 부렸길래!” 강압적인 성격 탓에 최선아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는 팀원들도 꽤나 있었다. 그랬던 이들마저 지금은 최선아 편에 섰다. 서수연이 뭐가 그리 대단해서 이런 완벽한 남자를 만나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 솔직히 예쁜 거 빼곤 더 특별한 것도 없어 보이는데, 명문가 딸처럼 우아하지도 않고 말이다. 강준영은 뭘 보고 서수연을 만난 걸까? 그 정도 집안 배경이면 비슷한 명문가 자제끼리 만나야 하는 거 아닌가? 서수연의 가정 조건이 우월해 범접할 수 없을 정도라면 몰라도 지극히 평범한 집안 딸이라는 점은 그들을 괜한 망상에 빠져들게 했다. 그렇다면 그들 역시 도련님과...... 돌고 돌아 이 모든 건 강준영이 서수연의 남편이라는 질투에서 비롯됐다. “난 또 누구 대신 화풀이 하려는 건 줄 알았어. 내가 누굴 건드렸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까 나랑 우리 남편 질투하는 거였구나? 근데 어쩌나, 질투해 봤자 소용없는데.” 얄팍한 속내를 들킨 최선아가 울긋불긋해진 얼굴로 말을 더듬었다. “너, 너!” “내가 뭐? 틀린 말 아니잖아. 설마 넌 우리 사이가 별로라고, 네가 와도 준영 씨가 좋아해 줄 거라는 말이 듣고 싶은 거야? 그건 너무 위선적인 거 아닌가? 아니면 그렇게라도 내가 널 달래주길 바래?” 서수연을 너무 만만하게 봤던 최선아다. 인터넷에서 그런 수모를 겪고서도 입장문 한번 내놓지 않았지, 겨우 기획사를 통해 고소장을 선보인 게 다였다. 연습실에서 마주쳤을 때 인사를 건네는 것만 봐도 여배우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