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민규 오빠!”
옆에 있던 안나연이 몇 번이나 이름을 불렀지만 그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녀는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
하객들이 수군거리는 것을 보고 사회자는 애써 수습하려 했다.
다급해진 안나연은 송민규의 팔을 살짝 밀었다.
그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사회자는 이를 보고 신랑이 결혼 준비로 너무 피곤한 것 같다며 모두에게 이해를 구했다.
두 사람은 마음이 텅 빈 채 반지를 교환했고 이제 인사를 올리는 시간이 되었다.
“몸이 좀 안 좋은 것 같아. 나중에 인사 올릴게.”
송민규는 말을 마치고 그대로 떠나며 안나연의 감정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뒤쫓아가 묻고 싶었지만 수많은 하객이 기다리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남아서 달래야 했다.
“민규 오빠가 어젯밤 밤새 운전해서 좀 피곤해요. 나중에 여러분께 인사드리겠다고 해요.”	
말을 마치고 난 그녀는 술잔을 들고 술을 올렸다.
하객들은 속으로 의아했지만 당장 뭐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어쨌든 그들의 결혼식 현장이었으니 말이다.
송민규가 무대 뒤로 가자 비서는 즉시 그 상자를 건넸다.
그는 상자의 열쇠를 부드럽게 열었다.
눈앞에는 작은 녹음테이프와 친자 관계 단절서가 보였다.
그 위에 또렷하게 쓰인 글자를 보며 그는 자기도 모르게 흠칫했다.
‘안서연은 가족들과 사이가 많이 안 좋았나? 왜 스스로 친자 관계를 단절하려고 했을까?’
하지만 평소 안진우와 김혜원이 안나연을 매우 배려하는 모습만 보았기에, 송민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의 손가락이 녹음테이프로 미끄러지는 순간, 송민규는 이 녹음테이프가 왠지 익숙하다는 것을 느꼈다.
안서연이 예전에 이것을 가지고 와서 들어보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는 당시 그녀가 무의미한 짓을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녹음테이프의 내용을 듣고 싶어 하지 않았다.
지금 그녀가 이것을 자신에게 보낸 것을 본 송민규는 듣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그는 컴퓨터를 가져와 녹음테이프를 컴퓨터에 연결했다.
지직거리는 전자음이 울린 후 한 남자의 목소리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맑고 윤기 있는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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