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원하는 답을 얻자마자 서기훈은 재빨리 일기장을 챙겨 고씨 집안에서 벗어나 곧장 차에 올랐다.
지금 당장 고세연을 찾아야 했다. 곧 레이싱 경기가 시작될 것이고 성실한 그녀라면 분명 경기장에서 밤낮없이 훈련에 몰두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젯밤 라피네에서 봤던 남자, 지금 그녀가 속한 팀의 대표가 떠오르자 서기훈의 가슴에 설명할 수 없는 불안과 위기감이 스며 올랐다.
그 남자는 분명 고세연을 좋아하고 있다고 서기훈은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핸들을 꽉 움켜쥐었다.
고세연은 뛰어나고 아름답고 능력 있는 여자다. 그녀에게 빠지지 않을 남자는 거의 없었다.
심지어 예전에 두 사람이 약혼 관계였을 때도 그녀에게 고백하려는 남자들이 적지 않았다.
그때 그는 약간 불편하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지금 떠올리니 질투가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
고세연은 정말 눈부신 사람이었다. 웃을 때도 찡그릴 때도 사람을 넋을 잃게 만들었다.
이 사실을 그때는 왜 외면했던 걸까?
그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며 그의 생각이 끊겼다.
고세연이 드디어 연락한 줄 알고 급히 휴대폰을 집어 든 순간, 발신자 이름을 확인하고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
송주아였다.
전화는 몇 번 울리다 끊겼다가 곧 다시 걸려 왔다.
몇 차례나 반복되자 그는 결국 짜증을 억누른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나한테 전화해서 뭐 하려는 거야. 우리 이미 헤어졌고 연락하지 말라고 했잖아.”
잠시 침묵이 이어졌고, 곧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기훈아, 네 마음속에 아직 내가 있는 거 알아. 아니라면 왜 날 구해줬는데? 나도 정말 어쩔 수가 없었어. 부모님이 우리가 헤어졌다는 걸 알면 나를 늙은 남자에게 시집보내려고 할 거야.”
숨을 고른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 남자는 변태야. 전 부인들은 모두 학대당해 죽었대. 지금 그 사람들이 나를 강제로 퇴원시키려고 하고 있어. 나를 도와줄 사람은 너뿐이야.”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에서 누군가에게 맞고 있는 듯한 비명 같은 소리가 들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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