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새 경기 날이 되었다.
경기장에는 이미 여러 색깔의 레이싱 카가 추첨 순서대로 정렬되어 있었다.
고세연의 위치는 세 번째 줄이었다. 아주 유리한 자리도 그렇다고 나쁜 자리도 아니었다.
이번 대회는 역대급 규모였다. 출전한 레이서의 수는 국내 경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았고 인종도 국적도 제각각이었다.
고세연은 심호흡하며 가슴이 묵직하게 내려앉는 압박감을 느꼈다.
그녀가 지금까지 겨뤄 본 인원은 많아야 백 명 정도였고 거의 천 명이 참가하는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컨디션을 조절하던 중, 서기훈이 갑자기 그녀 옆에 나타났다.
며칠 전의 엉망진창이던 모습은 사라졌지만 눈에는 여전히 지울 수 없는 피로가 남아 있었다.
고세연은 그를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아무렇지 않게 시선을 돌렸다.
며칠 동안 서기훈은 호텔 아래층에서 그녀를 기다렸지만 고세연은 단 한 번도 만나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가 레이싱복을 입고 다니는 모습을 이미 알아봤다.
역시 서씨 가문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이런 국제 대회의 출전권까지 손쉽게 구해오다니.
며칠 만에 그녀를 다시 마주한 서기훈은 들뜬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연아, 보고 싶었어. 며칠 동안 너한테 거절당하면서 계속 생각해 봤어. 나는 다시 너한테 갈 거야. 그리고 반드시 네가 다시 나를 사랑하게 할 거야.”
고세연은 그를 묵묵히 바라보았다.
도대체 어디서 저런 자신감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의 말을 대꾸도 하지 않고 그저 스트레칭만 이어갔다.
그러다 갑자기 동작이 멈췄다. 시선이 얼어붙은 듯 멈춰 섰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송주아가 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완전한 신인인 그녀가 이곳에 설 자격은 당연히 없을 터였다.
고세연의 시선을 따라간 서기훈도 그녀를 발견했다.
서기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세연이 또 오해할까 불안한 듯 급하게 말했다.
“송주아는 내가 데려온 거 아니야. 나랑은 이미 끝났어. 지금 우리는 아무 관계도 아니야.”
그러나 고세연은 태연했다.
그녀는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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