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서연아?”
이현준은 눈을 비비며 자기 두 눈을 의심했다.
테일러드 슈트 차림의 진서연은 냉정하고 단호한 표정이었고 그가 기억하던 진서연과는 너무 달랐다.
그 순간, 이현준은 섣불리 다가가지 못했다.
진서연이 고개를 돌려보니 너무나 익숙한 얼굴을 마주했다. 그녀도 마음이 아플 줄 알았다.
그런데 석 달이 넘는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마음이 전혀 흔들리지도 않았다.
‘아, 사랑이 식으면 이런 기분이구나.’
“서연아, 드디어 널 찾았구나!”
이현준은 체면도 잊고 사람들을 밀치며 비틀거리듯 진서연의 앞에 섰다.
“주예린의 진짜 모습을 다 알았어. 걔한테 이미 벌도 충분히 줬어. 지금은 임신해서 집에서 몸조리 중이야. 아이가 태어나면 네가 하라는 대로 뭐든 하게 할게. 네 화만 풀린다면... 난 뭐든지 다 할 수 있어.”
진서연은 눈앞에 서 있는 이현준의 간절한 표정이 오히려 메스꺼웠다.
‘내가 없는 동안에야 비로소 깨달았다고? 그럼 지난 몇 년 동안 내가 겪은 건 또 무엇이었어?’
진서연이 손짓하자 이현준을 제지하려던 보안요원들이 물러났다. 그러자 진서연이 담담하게 물었다.
“임신? 누구 아이인데?”
그러자 이현준의 안색이 순식간에 질렸다.
“내 아이는 아니야. 내 상태는... 너도 잘 알잖아. 지금은 더 심해졌어.”
남자의 자존에 관한 일이었지만 이현준은 지금 말하지 않으면 오해가 영영 굳을 것 같았다.
‘이 정도까지 털어놨으니... 서연도 이제 날 용서해 주겠지?’
그러나 진서연은 잔을 기울이며 차가운 웃음만 보였다.
“이씨 가문이 어떤 집안이라고 웬 생판 남의 혈육을 인정하겠어? 너희 둘은 그때 결국 잠자리는 가졌잖아? 이현준, 자신을 그렇게 억울한 사람처럼 포장하지 마. 구역질이 나.”
이현준은 상처받은 눈으로 진서연을 올려다봤다.
‘내가 꼬박 석 달을 찾아 헤맨 끝에 서연이를 마주했는데... 어쩜 이렇게 매정할 수가 있지?’
“정말 잘못했어. 내가 어떻게 해야 용서해 줄래? 때려도 좋고 욕해도 좋아. 제발... 난 너 없이는 못 살아.”
이현준은 예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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