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화 유씨 가문의 며느리가 돼야 하는데

임하늘의 얼굴이 즉시 어두워졌다. 늙을수록 속셈이 더 많아진다더니... 김청자가 생각한 이 모든 것들을 임하늘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재벌가 집안일수록 며느리의 신분과 배경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만약 임하늘이 정말로 임씨 가문에서 쫓겨난다면 유정우가 감싸준다 해도 유씨 가문에서의 삶이 힘들어질 것이다. “할머니, 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에요...” 임하늘은 창백한 얼굴로 해명하려 했다. “저는 임씨 가문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유정우를 이용해서 권해나를 떠나게 하려 한 거야?” 날카로운 김청자의 눈빛에 임하늘의 표정은 점점 더 난처해졌다. 임하늘의 눈시울은 다시 붉어졌다. “정말 아니에요. 정우 오빠가 저를 많이 아껴서 그런 거예요.” “됐어. 너와 권해나가 했던 내기니까 약속은 지켜져야 해!” 김청자가 말했다. 내기할 때의 약속대로라면 임하늘은 임씨 가문을 떠나야 했다. 임수찬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할머니, 우리 모두 한 식구인데 굳이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나요?” “그러면 해나가 졌다고 하면 그래도 그렇게 말했을까?” 냉소를 지으며 말한 김청자의 한마디에 임수찬은 멍해졌다. 만약 권해나가 졌다면... 그는 아마도 권해나를 떠나게 할 것이다. “해나야, 하늘이 그냥 있게 해줘.” 채진숙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앞으로 하늘이는 임씨 가문에 살되 우리와 말을 하지 않는 걸로 하면 안 될까? 하늘이 시집갈 때까지만이야. 그렇게 하면 하늘이도 유씨 가문에서 잘 지낼 수 있을 거야.” “다들 내기에서 한 약속을 지키려 하지 않는다면 나도 어쩔 수 없어요.” 권해나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우리 인연 끊어요. 앞으로 나는 할머니만 있으면 돼요. 다른 사람들은 나와 말 섞지 마세요!” 임하늘의 눈이 반짝 빛났다. “인연은 얼마든지 끊을 수 있어!” ‘다른 사람들도 분명히 동의할 거야!’ 이렇게 생각한 임하늘은 채진숙을 바라봤지만 채진숙과 다른 임씨 가문 사람들의 표정은 매우 복잡했다. 권해나는 피아노의 대가이자 디자인 실력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