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화 첫 다툼

“그 사람이요?” 권해나는 어제 보았던 그 롤스로이스가 유연준의 차였음을 깨달았다. “엄마가 할머니가 아프시다고 거짓말을 해서 나를 불러냈거든요. 그래서 나도 거기 도착해서 알았어요.” 권해나는 말을 하다가 갑자기 화가 났다. 그 모습을 봤었다면 왜 바로 그녀에게 묻지 않고 그냥 마음에 묻어두었던 것일까? 권해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유연준은 그녀의 표정 변화를 보고는 살짝 당황했다. “자기야, 난 자기를 의심한 게 아니야.” “왜 내가 그렇게 느낄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권해나가 의아한 얼굴로 유연준을 바라보았다. “난...” 유연준은 다시금 침묵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 권해나의 엄숙하면서도 불만이 가득 담긴 눈빛에 유연준은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역시 묻지 말아야 했어.’ 괜히 물었다가 권해나를 화나게 하고 말았다. ‘겨우 나를 좋아하게 됐는데.’ 이 순간 유연준의 마음속은 후회로 가득 찼다. “미안해. 묻지 말아야 했는데.” 유연준이 부드럽게 사과하며 권해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내가 잘못했어. 오늘 저녁에는 나랑 맛있는 거 먹자. 응?” 권해나는 유연준의 손을 쳐냈다. “왜 자꾸 내가 알아듣지 못할 얘기만 하는 거예요?” 유연준은 다시 한번 기분이 가라앉았다. ‘역시 화가 났어.’ 비즈니스를 하면서 수많은 일을 겪었던 노련한 유연준은 이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권해나가 말했다. “내가 언제 묻지 말라고 했어요? 봤으면 바로 나한테 얘기하면 되잖아요. 그걸 왜 지금까지 속에 담아뒀다가 이제야 나한테 물어보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유연준은 살짝 당황했다. 권해나는 유연준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비록 난 연애는 해본 적이 없지만 서로 의심하면 결국엔 더 멀어질 뿐이라는 걸 알아요.” 그런 의미였다니. 유연준은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 자기 말이 맞아. 내가 생각이 짧았어.” “그런데 연준 씨 잘못한 거 그거 하나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권해나가 점점 더 다가오자 유연준은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고, 권해나는 그의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