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말싸움
유연준의 깊고 입체적인 눈매에 은근한 웃음기가 번졌다.
“고마워할 것 없어. 네가 곤란한 일을 겪은 것도 결국 나 때문이니까.”
“연준 씨 때문이 아니에요. 그냥 그 여자가 절 못마땅해할 뿐이죠.”
유연준은 선물을 받아 들며 물었다.
“같이 저녁 먹고 갈래?”
“네?”
“내가 요리해줄게.”
유연준은 매혹적인 눈빛으로 권해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시간쯤이면 아직 저녁 못 먹었을 거잖아?”
권해나는 정말로 저녁을 못 먹은 상태였다. 게다가 이런 신분의 남자는 보통 호화롭게 대접만 받으며 살 텐데 직접 요리를 한다니 의외였다. 호기심이 동해 결국 권해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곧 두 사람은 집 안으로 들어갔다.
유연준은 슈트 재킷을 벗어 의자에 걸었다. 하얀 셔츠 안에 드러난 넓은 어깨와 잘록한 허리, 탄탄히 다져진 가슴 근육이 어렴풋이 보여 권해나는 본능적으로 두 번이나 더 시선을 주고 말았다.
“뭐 먹고 싶어?”
유연준이 묻자 권해나는 수줍게 웃으며 답했다.
“저는 아무거나 다 좋아해요. 가리는 거 없어요.”
“좋아. 그럼 앉아서 기다려. 금방 해줄게.”
이 말만을 남긴 채 유연준은 부엌으로 들어갔다.
권해나는 얌전히 소파에 앉아 유리창 너머로 부엌을 바라봤다. 부엌 안의 남자는 놀라울 만큼 능숙한 손놀림을 뽐냈다. 성숙하고 차분한, 가정적인 분위기가 한껏 풍겨 나와 더욱 매혹적으로 보였다.
‘어쩐지 석지은이 저렇게 집착하는 게 이해가 되네.’
그 순간 권해나는 도지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석지은이 서강시에 와 있어.]
[그 여자? 분명 유연준 쫓아온 거겠지. 그런데 생각보다 일하는 척은 하네. 지금은 사쿠라 뷰티 대표야. 며칠 전에는 나한테 광고 모델 맡아달라더라!]
[응. 그리고 석지은은 내가 여기 온 이유를 권씨 가문한테 버림받았기 때문이라고 떠들고 다녀.]
사실 권해나는 겉으로는 ‘업무 때문에 왔다’고 말해 왔다. 그런데 석지은이 그렇게 대놓고 떠벌리다니 어이가 없었다.
[뭐라고?]
몇 초 후, 네 명이 있는 단체 채팅방이 들끓었다. 도지수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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