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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약을 타다

양하정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아, 그렇군요. 제가 경솔했네요.” 그 말만 남기고 양하정은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렇게 된 이상... 두 번째 계획을 써야 했다. 권해나와 권재호는 손님들을 챙기며 인사를 이어 갔다. 신명자가 한바탕 난리를 친 뒤로, 오히려 권해나에 대한 평가가 사람들 사이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가 있었다. 손님들과 인사를 한 바퀴 다 돌고 나서야 권해나는 겨우 숨을 돌릴 틈이 생겼다. 의자에 앉자마자 옆자리에 누군가 조용히 앉았다. “자기야, 뭐라도 좀 먹어.” 유연준이 눈을 내리깔고 권해나를 바라봤다. 눈빛에는 아픈 듯한 걱정이 묻어 있었다. 권해나는 반사적으로 주위를 훑자, 유연준은 난처한 듯 말했다. “걱정하지 마. 옆에 사람 없어.” “네. 대신 밖에서는 말조심하세요.” 권해나가 진지하게 당부했다. 유연준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검은 눈동자 깊은 곳에 순간 스쳐 가는 실망이 보였다. “그럼 언제 우리 사이를 공개할 수 있어?” “약혼할 때요.” 유연준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좋아. 판을 뒤집을 강력한 한 방으로 가자는 거네.” 권해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결혼 날짜가 확실히 정해지기 전까진 두 사람 관계를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 혹시라도 나중에 헤어지기라도 하면, 두 집안 모두에게 좋은 일이 아니니까 말이다. 권해나는 스테이크를 먹다가 문득 날카로운 시선을 느꼈다. 고개를 돌리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양하정이 두 사람을 노골적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권해나가 미간을 찌푸리자, 옆에 있던 유연준이 툭 던지듯 물었다. “저게 네 사촌동생 맞지?” “네. 어떻게 알았어요?” “아까 나한테 술 한잔하자고 들이대더라.” 유연준의 말투는 담담했지만, 권해나는 바로 알아차렸다. 양하정이 유연준을 마음에 들어 하는 거였다. 양하정은 연예인 길도 막혔고, 아버지도 더는 그들의 글을 사 주지 않았으니 지금 양하정은 더 초조할 수밖에 없고, 당장이라도 돈이 많은 남자 하나 낚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게 뻔했다. 권해나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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