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피아노 콩쿠르
김미연이 손뼉을 치며 말했다.
“그러네요! 역시 팀장님이십니다. 다 임하늘 그 여자 때문이죠. 조혜원이 가만둘 리 없을 거예요.”
권해나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참, 내일은 내가 일이 있어서 못 나올 거예요.”
“네.”
그녀는 다시 자리에 앉아 서류를 정리하던 중, 부하 직원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옷은 이미 유 대표님께 전달했습니다.]
권해나는 잠시 휴대폰을 바라보다가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그 옷은 과연 누구의 몸에 입혀지게 될까?
마침 전화벨이 울렸다. 발신자는 채진숙이었다.
권해나는 무심하게 받았다.
“무슨 일이시죠?”
“내일 하늘이가 전국 피아노 콩쿠르에 나가. 한 번 와서 봐.”
채진숙은 곧장 이어 말했다.
“하늘이가 참가자가 아니면 너 같은 사람이 그런 자리에 앉을 기회도 없을 테니까.”
말끝마다 임하늘에 대한 자부심이 뚝뚝 묻어났다.
권해나는 가볍게 웃으며 답했다.
“알겠습니다. 가죠.”
예상치 못한 대답에 채진숙은 잠시 멈칫했다. 미리 준비해 둔 말들이 입 안에서 막혀 버린 듯했다.
“그럼 내일 아침 아홉 시에 대회장 입구에서 보자.”
“굳이 그럴 필요 없어요. 그냥 안에서 뵙죠.”
“우릴 따라오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을 텐데?”
채진숙의 목소리에 은근한 경멸이 섞였다. 시골에서 올라온 애라며 얕잡아 보는 기색이었다.
권해나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다음 날, 전국 피아노 콩쿠르 결선이 서강시에서 막을 올렸다.
무대 뒤편.
임하늘은 바닥까지 흘러내리는 파란색 드레스에 사파이어 목걸이를 걸고 마치 무대의 주인공처럼 우아하게 걸어 들어왔다.
주변 참가자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고 그 눈빛엔 선망과 질투가 뒤섞여 있었다.
“하늘아, 드레스 정말 예쁘다. 꽤 비쌌겠지?”
“이번엔 나연 선생님의 제자가 됐다며? 그럼 이번 우승은 이미 따놓은 거 아니야?”
참가자들이 작은 새들처럼 그녀를 에워싸고 떠들어댔다.
임하늘은 그들의 관심을 즐기듯 미소 지었고 시선을 옆으로 흘리다 무대 의자에 앉아 묵묵히 악보만 들여다보는 한 소녀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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