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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진서인은 겨우 퇴원하는 날까지 버텼으며 마침 그날은 진서인과 진명화의 생일이었다. 비록 같은 날 태어났지만 두 사람의 대우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진명화는 온몸에 잔잔한 큐빅이 촘촘히 박힌 맞춤 제작 드레스를 입은 채 마치 화려한 공작새처럼 사람들의 중심에 서 있었다. 반면 진서인이 받은 건 스타일도 오래된 데다 질감까지 거친 값싼 원피스 한 벌뿐이었다. 연회장에서는 잔 부딪치는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하객들이 준 선물은 모두 진명화 쪽에 산처럼 쌓였으며 진서인 앞은 텅 비어 있었다. 육정훈은 구석에 혼자 앉아 있는 진서인을 찾아가 낮은 목소리로 위로했다. “서인아, 미안해. 너한테 선물을 줄 수가 없어. 너희 부모님께서 알면 화내시면서 우리 혼약을 취소하거나 널 집에서 내쫓을 수도 있어.” 육정훈은 진서인의 손을 잡고 여느 때처럼 다정하게 약속했다. “조금만 더 참아 줘. 우리가 법적으로 결혼이 가능한 나이가 되면 그때 널 데리고 여기서 나갈게. 더는 이런 일을 겪지 않게 할 거야.” 진서인은 조용히 들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사회자가 두 명의 생일 주인공을 무대 위로 초대했다. 진명화는 마이크를 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전 딱히 바라는 게 없어요! 가족들이 저를 다시 찾아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요. 너무 사랑받고 있는 데다가 정훈 오빠도 저를 잘 챙겨줘서 너무너무 행복한걸요! 그러니까 제 소원은 언니한테 양보할게요!” 순식간에 모든 시선을 한 몸에 받자 진서인은 휠체어에 앉아 천천히 무대 앞으로 나갔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진서인은 익숙하면서도 낯설어 보이는 얼굴들, 그리고 육정훈과 진기준을 차례로 바라보며 이상할 만큼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 생일 소원은 육정훈과 진기준이 모두에게 숨겨온 거짓말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거예요.” 순간 연회장은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해졌다. 모두의 안색이 변했으며 진문철과 이정희도 곧바로 두 사람에게 매섭게 질문했다. “거짓말? 우리한테 숨기는 게 있어?” 진기준은 굳은 얼굴로 진서인을 꾸짖었다. “서인아!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가 거짓말을 했다니.” 육정훈도 다급히 다가와 조금 불안한 목소리로 진서인의 팔을 잡으며 말렸다. “서인아, 이런 농담은 재미없어. 얼른 진짜 소원을 말해. 뭐든 들어줄 테니까.” 두 사람의 다급한 모습이 너무 어처구니없어 진서인은 갑자기 웃음이 났다. 그건 너무 공허하고 슬픈 웃음이었다. “저는 진짜 소원 같은 건 없어요. 굳이 하나 말해야 한다면 다음 생에는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을 다시 만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육정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진문철과 이정희는 더더욱 화가 치밀어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진서인! 너 정말 끝이 없구나! 이 좋은 날에 그런 불길한 말을 해서 분위기를 망치고 싶어?” 그러고는 곧 호텔 직원들에게 소리쳤다. “저 애를 구석으로 치워버려! 괜히 분위기 흐리지 말고!” 연회는 결국 엉망진창인 상태로 끝났다. 행사가 끝난 뒤 진서인이 스스로 휠체어를 밀며 연회장을 나오는데 그 뒤로 진명화가 따라붙었다. 운전기사가 차를 가져오려 하자 진명화는 손을 휘저었다. “필요 없어요, 아저씨. 면허도 땄는데 오늘은 직접 운전해 보고 싶어요.” 진명화는 진서인에게 여기서 잠깐 기다리라고 말한 뒤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잠시 후 새빨간 스포츠카가 진서인을 향해 다가왔다. 그런데 차는 속도를 줄이지도, 방향을 틀지도 않고 오히려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진서인을 향해 돌진했다. “쾅!” 진서인의 몸은 거대한 힘에 의해 공중으로 세게 튕겨 올랐다가 그대로 땅에 처박히며 떨어졌다. 온몸의 뼈가 부서지는 듯했으며 입과 코에서 피가 한꺼번에 솟구쳤다. 의식이 사라지기 전 운전석에서 미친 듯이 기뻐하며 웃는 진명화의 얼굴이 또렷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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