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이런 느낌은 형언하기 어려웠다.
박지훈은 희미한 미소를 머금은 채 성유리를 바라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심해.”
대답하려던 성유리는 문밖에서 다가오는 발소리에 말이 끊겼다.
“성유리, 이제 갈 수...”
말소리를 들은 성유리는 박지훈의 손에서 빠져나오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고개를 든 순간 밖에서 들어오는 박진우와 눈이 마주쳤다.
박진우는 어느새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상황을 보았다.
“두 사람 뭐 하는 거야?”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는 박진우는 목소리에 분노와 놀라움이 섞여 있었다.
박지훈이 성유리를 놓아주며 담담히 말했다.
“성유리씨가 방금 넘어질 뻔해서 부축했을 뿐이야. 퇴원 수속 마쳤으면 이제 집에 데려가.”
박지훈은 말을 마친 뒤 재빨리 몸을 돌려 문 쪽으로 걸어 나갔다.
발소리가 점점 멀어진 후에야 박진우는 비로소 성유리에게 집중했다.
박진우의 손에 든 서류를 흘끗 본 성유리는 곧장 앞으로 걸어갔다.
“고마워요.”
성유리는 박진우의 손에서 퇴원 서류를 빼앗은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
“잠깐.”
중저음의 목소리에 성유리는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퇴원 수속 다 끝났으니 이제 그만 가 봐요. 나 혼자 갈 수 있어요...”
“방금 작은 아버지가 한 말, 진짜야?”
박진우는 싸늘한 기운을 내뱉으며 성큼성큼 성유리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성유리가 무표정한 얼굴을 들고 말했다.
“안 그럼요?”
위에서 아래로 성유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박진우는 그녀의 눈동자가 환한 병실에서 유난히 반짝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입가에 미소를 지은 것을 보니 마치 박진우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했다.
박진우가 계속 입을 열지 않자 성유리는 냉소를 지었다.
“박진우 씨, 내가 본인 작은 아버지를 유혹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이 말에 박진우가 피식 비웃었다.
“우리 작은 아버지를 유혹한다고? 네까짓 게 감히?”
낮은 목소리였지만 극도의 모욕이 담겨 있었다.
얼굴이 어두워진 성유리는 박진우를 조용히 바라보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넌 아무런 능력도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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