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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성유리가 저녁을 다 먹을 때쯤 진미연에게서 전화가 와 아림의 몸이 안 좋다고 했다. 그래서 급히 돌아갔다. 박강훈은 내일 학교에 가야 했기에 박진우도 양아현과 박강훈을 데리고 먼저 자리를 떴다. 식탁에는 박철용과 박지훈만이 남자 박철용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박지훈을 바라보더니 먼저 입을 열었다. “지훈아, 좀 있다 가도 너무 늦진 않지?” “괜찮아요.” 담담하게 대답한 박지훈도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럼 마당에 가서 산책이나 하자.” 박철용은 기대 섞인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박지훈은 귀국한 후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어 박철용을 보러 왔지만 올 때마다 항상 일이 생겨 급히 떠나야 했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의자에서 일어난 박지훈은 박철용 곁으로 다가가 부축한 뒤 함께 천천히 문 쪽으로 걸어갔다. 정원에 있는 정자에 도착하자 박철용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겼다면서? 언제 데려올 거야?” 박철용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걸음을 멈춘 박지훈은 몸을 돌려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아셨어요?” 똑같이 얼어붙은 박철용도 박지훈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진짜였구나? 정말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겼다는 거야? 어느 집안 아이야?” 아버지의 집요한 질문에 박지훈은 침묵을 지켰다. “말을 해 봐, 대체 어느 집안 여자인데?” 박철용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박지훈을 바라봤다. 그러자 박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대체 누가 아버지께 그런 말을 한 거예요?” “네가 먼저 내 질문에 대답하면 알려주마.” 박철용은 고집이 센 사람으로 박지훈 또한 자기 아버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오늘 말하지 않으면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이다. “매우 훌륭한 여자예요.” “네 말 들어보니 집안은 평범한 모양이로구나? 우리 집안과는 어울리지 않는...” “집안이 맞는다는 건 다른 사람에게나 해당하는 말이에요. 저한테는 필요 없어요.” 박지훈의 목소리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제게 진정한 배우자란 그 여자의 인품,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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