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0화
멀지 않는 곳에 서 있는 배가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본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엔 어쩐 일이에요?”
문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배가은을 돌아본 성유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조카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길이에요.”
성유리를 위아래로 훑어보던 배가은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평소에도 이런 모습으로 다니시나 보네요?”
배가은이 가느다란 손을 위아래로 흔들자 성유리는 즉시 그 의미를 알아챘다.
자신이 지금 단정치 못한 모습으로 보인다는 걸 지적하는 것이었다...
평소 병원에 갈 때면 늘 화장을 했고 화장을 하지 않아도 립스틱 정도는 발라 혈색이 있어 보였지만 오늘 아침에는 너무 급하게 나오느라 립스틱조차 바르지 못했다.
지금 성유리의 모습은 당연히 배가은과 비교할 수 없었다.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화장을 했을 때는 아는 사람 못 만나다가 본인이 가장 초라할 때면 누구든 마주친다는 말...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긴 성유리는 냉정하게 말했다.
“그쪽이 무슨 상관인데요?”
“평소에도 이런 모습으로 지훈이를 만나나 보네요?”
갑자기 미간을 찌푸린 배가은은 얼굴에 경멸하는 기색이 다분했다.
그 표정을 본 성유리는 순간 얼굴이 굳었다.
“이런 무의미한 대화 나눌 시간 없어요...”
말을 마친 성유리는 운전석 문을 열었다.
“남자들은 시각적 동물이에요. 단정치 못한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는 없죠. 특히 박지훈 같은 남자는 더더욱.”
배가은의 차가운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이 부분만 봐도 내가 한 수 위네요.”
말 속의 뜻으로 보니 배가은이 이미 그녀와 박지훈의 애매한 관계를 눈치챈 것 같았다.
“진짜 경쟁 상대라 생각한다면 저한테 이런 말 하는 게 우습다 생각 안 해요?”
“이런 말을 하는 건, 성유리 씨 같은 사람이 박지훈 주변 여자들의 수준을 떨어뜨리지 않기를 바라서예요.”
노골적인 경멸이 담겨 있는 배가은의 말에 성유리는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배가은의 말에 기분이 상한 성유리는 아무 대답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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