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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갑작스럽게 좁혀진 거리에 성유리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우린 곧 이혼할 거예요. 그런데 데이트라니요? 쓸데 없는 생각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니에요?” 성유리는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조금 움직여 박지훈과의 거리를 벌렸다. 그러자 박지훈이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잡더니 고개를 숙여 눈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마치 그녀의 표정을 통해 무언가를 알아보려는 듯 자세히 관찰하고는 몇 초 후 입을 열었다. “데이트가 아니면 왜 풀 메이크업을 한 거야?” 성유리는 순간 멈칫했다. 오늘 한 풀 메이크업이 이런 오해를 사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데이트할 때만 풀 메이크업을 해야 해요?” “평소에 나를 만날 때는 이렇게 화려하게 차려입지 않더니, 박진우 만나러 나갈 때만 이렇게 꾸미는 것 같네...” 낮고 무거운 박지훈의 목소리에서 강한 질투심을 느낀 성유리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환하게 웃었다. “박지훈 씨, 혹시... 박진우 질투하는 건가요?” “우리 현재 관계로 보면 내가 질투해도 이상할 거 하나 없잖아?” 성유리의 턱을 잡은 박지훈의 손에 힘이 점점 들어가자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린 성유리는 한참 있다가 담담하게 말했다. “박지훈 씨, 아파요.” 그 말을 들은 박지훈은 즉시 손을 떼더니 다시 그녀의 허리에 올려놓았다. “내 허락 없이는 앞으로 박진우와 단둘이 만나지 마. 알겠어?” 박지훈은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허리를 가볍게 어루만졌다. 그러자 문득 놀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 성유리는 웃으며 대답했다. “박지훈 씨 허락만 받으면 되는 거예요?” 그 말에 박지훈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눈에는 차가운 빛이 스쳤다. “어디 한번 해 볼래?” 목소리 깊은 곳에 숨겨진 위험한 기운에 성유리는 더 이상 떠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았어요. 농담이었는데 진지하게 받아들이시네요. 어차피 그 사람과는 이혼할 거고 단둘이 만날 일도 없어요.” 손을 내밀어 박지훈을 밀며 최대한 거리를 벌렸다. “그럼 오늘은 왜 단둘이 만난 거야? 나에게 설명할 생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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