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두 개 방의 발코니는 단지 유리 한 장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높이도 그리 높지 않았기에 성유리는 쉽게 넘어갈 수 있었다.
바닥에 떨어진 머리핀을 주울 때 머리가 점점 더 아파오며 졸음이 밀려왔다.
옆방은 항상 비어있었기에 성유리는 지금까지도 이 방의 주인이 누구인지 몰랐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파 더 이상 신경 쓸 여유가 없어 비틀거리며 방의 침대 쪽으로 걸어가 바로 누웠다.
바로 그때 문밖에서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더니 박진우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현아, 무슨 일이야?”
전화기 너머의 여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박진우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달래다가 한마디 했다.
“거기서 꼼짝 말고 기다려. 금방 갈게.”
이내 급히 떠나는 박진우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아래층에서 엔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더 이상 박진우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눈을 감고 곧바로 잠이 들었다.
30분 후, 방으로 돌아가던 박지훈은 복도에서 박진우의 어머니 진은주와 마주쳤다.
“도련님, 오늘도 왔어요?”
계단을 오르던 진은주는 웃는 얼굴로 박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네, 형수님.”
박지훈은 예의 바르게 인사한 후, 방문을 열었다.
실내는 어두웠지만 침대에 누군가 누워있는 모습을 한눈에 발견할 수 있었다.
쾅.
진은주가 박지훈의 방 앞을 때마침 지나가려 하자 박지훈은 바로 문을 닫았다.
이해할 수 없는 박지훈의 행동에 진은주가 눈살을 찌푸리며 박지훈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요? 도련님...”
뒤돌아선 박지훈은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형수님, 오늘 어디 가신 거예요?”
진은주는 순간 멈칫했다.
박씨 가문에서 박지훈은 박철용 다음가는 매우 높은 위상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작은 시동생을 대할 때면 진은주조차도 공손해졌다. 게다가 박지훈이 그녀의 일정을 물어본 적은 거의 없었다.
꽤 단순한 진은주는 박지훈의 물음에 한참을 떠들었다.
두 사람은 문 앞에서 무려 3분 동안이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사이 진은주는 오늘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있었던 일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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