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3화
“음...”
성유리는 그의 얼굴에 여전히 취기가 남아있는 것을 보고 드라이기를 들고 다가가 머리를 말려주기 시작했다.
남자의 눈가에 감동의 빛이 스쳤다.
머리를 거의 다 말릴 무렵, 그는 갑자기 일어나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
그러더니 아무 말도 없이 그녀를 번쩍 들어 안고 침대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그녀를 품에 안았다。
아마도 지나치게 피곤했던 탓일까 그는 금방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성유리는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며 쉽게 잠들지 못했다.
그의 잠든 얼굴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으니 이혼에 대한 마음이 정점에 이르러 더는 미룰 수 없을 것 같았다...
함께할 수 없더라도 최소한 이혼은 먼저 해야 했다.
다음 날, 성유리는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는데 선배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전화를 받아 보니 선배 방건우가 최근 경성에 볼일이 있어 10일 정도 머물 예정이라며, 윈드 타워에 머물러도 될지 물었다.
“당연히 편하게 지내면 되죠. 우리 집은 선배 집이나 다름없으니 언제든 마음대로 와요...”
성유리의 말투는 유달리 털털했지만 사실 그녀는 진심을 말하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도 선배는 늘 그녀 집에서 지냈으니 말이다.
비록 그들은 가족도 아니고 핏줄로 이어진 사이도 아니지만 성유리의 마음속에서는 가족과 같았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줄곧 그를 오빠처럼 여기고 있었다.
“나 오후 3시쯤 비행기라, 아마 저녁 8시쯤 도착할 것 같아.”
“네, 그때 내가 차로 데리러 갈게요.”
성유리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유난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도착하기 전에 전화해줘.”
“그래요.”
전화를 끊은 성유리는 극도로 차가운 시선과 마주쳤다. 순간 그녀는 휴대폰을 꽉 움켜쥐어졌다.
박지훈의 목소리는 위험한 기운을 숨기고 있었다.
“네가 방금 한 말 무슨 뜻이야? 네 집이 곧 그 사람 집이라는 게 무슨 뜻인데? 설명해 봐!”
“선배는 제가 자라는 걸 봐온 사람이에요. 저에게는 오빠나 다름없다고요.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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