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5화
성유리는 긴장한 눈빛으로 박지훈을 바라봤지만 한마디 말도 하지 못했다.
그 순간, 박지훈이 그녀 손에 들린 약상자를 확 낚아채더니 곧바로 옆으로 던져 버렸다.
성유리는 미간을 바짝 좁혔다.
“박지훈 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박지훈은 그녀의 턱에서 손을 떼고는 양팔을 문 뒤에 들어 올려 성유리를 팔에 가둔 채 꼼짝 못 하게 했다.
박지훈의 차가운 눈빛 속에서 성유리는 어렴풋하게 번지는 욕망의 기운을 읽을 수 있었다.
그가 갑자기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향해 다가왔다.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의 의도에 전혀 응할 생각이 없다는 걸 드러냈다.
박지훈의 눈동자에 짙은 실망이 스쳤고 목소리까지 한층 낮아졌다.
“날 피하는 거야?”
“키스하고 싶으면... 그런걸 좋아하는 그 여자랑 하세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지훈이 말을 잘랐다.
“근데 내가 너랑 하고 싶으면?”
“그럼 또 물어뜯기고 싶은 모양이네요. 한번 해보시죠.”
성유리의 눈빛이 전례 없는 차가움으로 번졌고 박지훈은 그 말을 듣고 낮게 웃음을 흘렸다.
그날 그녀에게 물린 상처가 아물기까지 며칠이나 걸렸고 그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했었다.
“전 이만 가봐야겠네요. 그러니 저 좀 놓아주세요.”
성유리는 차갑게 말하며 그를 올려다봤다.
그러나 박지훈은 물러서지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
“아버님 건강은... 이제 많이 좋아지신 거 맞지?”
“네.”
여전히 식은 기운이 묻어나는 짧은 대답이었고 박지훈은 곧장 본론을 꺼냈다.
“그럼 진우랑 이혼하겠다고는... 언제 말할 거야?”
성유리는 등줄기가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박지훈이 할아버지의 몸 상태를 물어본 건 결국 이혼 얘기를 재촉하려는 거였구나.’
“저도 급하지 않은데... 박지훈 씨가 뭘 그렇게 서두르세요?”
성유리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되물었다.
“설마 아직도 저랑 질질 엮일 생각인 건 아니죠?”
“엮일 생각 없어. 너랑 같이 있고 싶은 거지.”
박지훈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말하자 그 순간 성유리는 심장이 한 박자 멎는 듯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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