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4화
이토록 짧은 시간 안에 상황이 이렇게까지 바뀔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여러분, 잠시만 조용히 해주세요.”
성유리는 재빨리 손을 들어 주위를 향해 가볍게 흔들었다.
“강훈이는 제 아들이 맞습니다. 아마도 저에 대한 불만 때문에 이런 소문을 퍼뜨린 것 같습니다. 부디 이번 일은 한 번만 너그럽게 넘어가 주시고 앞으로는 더 이상 이 이야기를 꺼내지 말아 주세요.”
“그럼 박강훈이 송아림한테 사과하면 되잖아요. 그러면 이번 일은 끝내고 앞으로 다들 얘기 안 하면 되는 거죠!”
그때, 인파 속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그렇게 외쳤다.
다른 학생들도 연달아 호응하며 모두 박강훈의 사과를 요구했다.
양아현은 무심코 박강훈의 입에서 손을 떼었고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잠시 굳어 있었다.
박강훈은 붉어진 눈으로 옆의 양아현을 올려다보며 무언가를 기다렸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성유리는 우왕좌왕하는 박강훈을 가만히 바라보았고 그녀의 눈빛 속에는 차가운 기운이 겹겹이 스며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성유리는 분명 마음이 약해졌을 것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단 한 점의 연민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자 성유리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강훈아, 사람들의 말이 안 들리니?”
그 말에 박강훈은 재빨리 시선을 거두고 성유리를 올려다보았고 옆에 늘어뜨린 두 손이 저절로 움찔하며 힘을 주었다.
‘엄마가 나보고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송아림에게 사과하라니... 정말 너무했어.’
“엄마한테는 도대체 누가 진짜 자식이에요? 왜 송아림만 감싸고 저는 한 번도 챙겨주지 않으시는 거죠?”
박강훈은 화가 나서 성유리를 노려봤고 그의 몸은 여전히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성유리는 그가 전혀 반성하는 기색이 없는 것을 보자 눈빛이 한층 더 매서워졌다.
“잘못을 저지른 건 너인데 누가 널 챙겨주길 바라는 거야? 오히려 챙겨준다면 그게 더 우스운 일이겠지. 지금 당장 아림이한테 사과해. 그러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낼 거야.”
성유리의 목소리는 전보다 조금 높아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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