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1화
성유리의 날 선 외침에 장은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무언가 대답하려던 찰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그 자리를 끊었다.
“아줌마, 여기는 무슨 일로 오신 거죠?”
그 말에 두 사람은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고 빠르게 다가오는 방건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성유리는 눌러두었던 감정을 더는 억누를 수 없었고 가슴속에 묵묵히 쌓여 있던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한순간에 치밀어 올랐다.
성유리는 눈가가 붉게 물드는 걸 감추려 고개를 돌리고는 몰래 눈물을 훔쳤다.
방건우와 송아림은 그런 성유리의 행동을 보고 걱정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모, 괜찮아요?”
송아림을 안심시키기 위해 성유리는 무심한 듯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그러나 방건우는 성유리의 목소리에 묻어나는 떨림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곧장 시선을 장은수에게로 돌리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아줌마, 제가 없는 사이에 혹시 유리를 괴롭히신 건가요?”
“세상에 그게 무슨 소리니. 난 그냥 오랜만에 유리를 보러 온 거지 누가 괴롭혔다고 그래.”
성유리와 장은수가 워낙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방건우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구양 정원 문제도 이미 다 알고 있었고 예전에도 그 집을 되찾아 주기 위해 방건우는 여러 방안을 고민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었던 터였다.
“아줌마, 앞으로 별일 아니면 여긴 오지 마세요. 유리의 평온한 생활을 깨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방건우는 차갑게 말한 뒤 곧바로 몸을 돌려 성유리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장은수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지 못했고 옆에 늘어뜨린 두 손의 손끝이 바짝 조여졌다.
그리고 장은수는 낮고 차갑게 내뱉었다.
“성유리, 구양 정원은 우리 거야. 너 따윈 절대 되찾을 수 없어.”
그날 장은수가 다녀간 이후 방건우는 성유리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금세 눈치챘다.
방건우는 저녁 내내 한없이 가라앉은 표정으로 마음이 다른 데로 가 있는 듯했다.
송아림을 재운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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