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양아현의 말이 끝나자 그녀의 눈빛엔 은근한 불쾌한 느낌이 비쳤다.
박지훈은 그녀의 설명을 듣고 난 뒤 시선을 옆에 서 있는 성유리에게로 돌렸다.
“할아버지한테... 네가 침을 놓은 거야?”
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의문이 섞여 있었다.
성유리는 눈을 들며 또박또박 말했다.
“지금 할아버지 상태에는... 한방 침 치료가 가장 적합해요.”
“할아버지 상태가 아직 안정되지도 않았는데? 여긴 경성에서 제일 큰 병원이야. 여기 한의학과 전문가들도 선뜻 침 못 놓겠다고 했는데... 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거야?”
박진우가 성큼 다가오며 말끝을 세웠다.
“할아버지한테 무슨 일 생기면... 넌 감당할 수 있겠어?”
그 말에 박지훈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유리 씨, 이게... 사실이야?”
차가운 눈빛을 마주한 성유리는 전혀 주눅이 들지 않았고 그저 단호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맞아요.”
“확신은 있어?”
박지훈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이어졌고 눈동자는 그녀의 눈매를 조용히 응시하고 있었다.
“백 퍼센트입니다.”
그 대답이 떨어지는 순간 박지훈의 등줄기가 미세하게 굳었다.
전날 밤, 주치의에게서 아버지 상태를 들었을 때도 병원 내 한의학과 과장조차도 감히 침을 놓지 못한다고 했다.
정영준도 채운이라는 뛰어난 여한의사를 찾지 않으면 회복이 어렵다고 했었는데...
박지훈은 성유리라는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녀가 의술을 한다는 사실조차 처음 알게 되었다.
“허, 정말 기가 막히네.”
박진우는 못마땅한 얼굴로 입꼬리를 비틀었다.
“할아버지 지금 겨우 생명 유지 중이고 무려 이틀이나 의식 없으셨던 분이야. 병원 전문가들도 방법이 없다는데... 넌 뭐? 자신 있다고?”
그 말에 박지훈도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그는 천천히 성유리 쪽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성유리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그 시선을 받아내고 있었다.
“그래요!”
이번엔 양아현이 다시 끼어들었다.
“지금 박 회장님 상태가 워낙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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