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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긴 복도 끝에 다다르자 박진우의 감정은 더 격해졌다. “성유리, 여긴 집이 아니라 병원이야. 네 멋대로 해도 되는 데가 아니라고... 당장 할아버지 몸에 놓은 침 다 뽑아. 할아버지한테 무슨 일 생기면... 네가 책임을 질 수 있을 것 같아?” 성유리가 한의학을 한다는 건 박진우도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결혼한 이후로 줄곧 일을 최우선에 두고 살아왔던 그녀였지만 아주 가끔 중병을 앓는 환자의 가족이 지인을 통해 도움을 청해오면 조용히 찾아가 치료를 해준 적도 있었다. 물론 그런 일은 전부 비밀리에 이루어졌고 박진우조차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같은 침대에서 수년을 함께 보냈던 남자조차 몰랐던 사실이었다. “진우 씨 말이 맞는 것 같네요. 병원에 계신 한의학과 의사 선생님도 선뜻 침을 놓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유리 씨는 대체 무슨 배짱으로 할아버지께 침을 놓은 거죠?” 양아현이 코웃음을 치며 비꼬듯 말했다. “의사 허락도 없이 멋대로 침을 놓다니... 만에 하나라도 문제 생기면...” “제가 있는 한... 그런 일은 없어요.” 성유리가 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깊은 울림이 있었다. 박진우의 얼굴엔 짙은 분노가 떠올랐다. “말은 잘하네. 하지만 우리 할아버지는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분이야. 네 멋대로 네 실력 시험할 대상이 아니라고...” 말을 끝낸 박진우가 병실로 향하려 하자 성유리가 앞을 가로막았다. “진우 씨, 제 말 못 알아들으셨어요? 지금 할아버지 치료 중이니까 병실에 들어가지 말라고요.” “비켜!” 박진우의 눈에는 이글거리는 분노가 가득했고 목소리도 한층 커졌다. “30분만 기다리면... 그땐 뭐든 하셔도 돼요.” 그녀는 여전히 팔을 들고 서 있었고 단호한 목소리는 단 1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전에는 누구든 병실 문턱도 넘지 마세요.” 그 분위기에 압도당한 두 사람은 잠시 말을 잃었고 특히 박진우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알고 있는 성유리는 언제나 우유부단하고 온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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