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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성유리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박지훈이 성유리의 손목을 잡은 손에는 힘을 조금 더 들어갔고 그는 입을 열었다. “게다가 넌 배가은이 다시 돌아올까 봐 걱정하는 거 아니었어? 만약 아래에서 널 기다리고 있다면 어떻게 설명할 건데?” 원래는 머물 생각이 전혀 없었던 성유리였지만 박지훈의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배가은의 성격상 분명 내려가서 기다릴 가능성이 컸다. 성유리는 고개를 들어 박지훈을 바라보다가 마침내 물었다. “그럼 어디 가서 밥 먹을 건데요? 조금 있다가 같이 나갔다가 배가은이랑 마주치면... 그게 더 설명하기 곤란해지는 거 아니에요?” “정영준한테 저녁 준비하라고 할 거야. 그냥 여기서 먹자. 나도 너랑 같이 밥 먹은 지 오래됐잖아. 이런 기회 흔치 않지 않나?” 박지훈은 옅게 입꼬리를 올리며 묘하게 웃음을 머금은 채 그녀를 바라봤다. 그 정도까지 말하니 성유리도 더는 고집하지 않았다. “알겠어요. 다 박 대표님 뜻대로 할게요.” “매번 이렇게 순순히 내 말을 들으면 내가 기분이 얼마나 좋겠니.” 그 말과 함께 박지훈은 성유리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성유리는 심장이 또다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성유리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가던 순간 박지훈 셔츠 깃에 묻은 립스틱 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지훈 씨, 배가은이 왜 지훈 씨가 여자 있는 거 같다고 의심했는지 알아요?” “왜?” 박지훈이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고 그의 눈빛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성유리는 무심코 손을 뻗어 그의 셔츠 깃을 살짝 젖혔다. “제가 이곳에 립스틱 자국을 남겼네요...” 박지훈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내려다보았고 정말로 연한 붉은빛 자국이 묻어 있는 것을 확인했고 색깔은 성유리의 입술과 완전히 같았다. 그러자 박지훈은 낮게 웃었지만 굳이 대꾸는 하지 않았다. “이래서 립스틱 색을 바꿔야겠다니까요.” 성유리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저 화장품도 별로 없는데 립스틱은 딱 하나거든요. 그것도 이번에 새로 산 건데...” “넌 의외로 알뜰한 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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