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6화
박지훈은 성유리의 표정이 변한 것을 바로 눈치챘고 더는 함부로 장난치지 않았다.
그는 책상 앞으로 돌아가 정영준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저녁 식사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성유리와 저녁을 함께한 먹은 뒤에 박지훈은 직접 그녀를 윈드 타워까지 데려다줬다.
성유리가 차에서 내리려던 순간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던 방건우를 마주쳤다.
방건우는 성유리와 함께 들어가지 않고 곧장 차 쪽으로 와 뒷좌석 창문을 두드렸다.
창문이 서서히 내려가자 박지훈의 날카롭고 잘생긴 얼굴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방건우 씨, 저를 찾아오신 이유가 뭡니까?”
방건우는 창문에 손을 얹은 채 무표정하게 박지훈을 응시했다.
“저는 박지훈 씨랑 유리 사이 일 전부 알고 있어요.”
박지훈은 담배를 꺼내 입술에 물고는 가볍게 불을 붙였다.
“그 사실을 다 알고도 제 앞에서 유리라고 부르는 게... 좀 예의에 어긋나는 거 아닌가요?”
박지훈이 한 모금 빨아들인 연기가 순식간에 창밖으로 흩날렸다.
방건우는 창문 위에 올린 손을 재빨리 거두고 약간 몸을 물렸다.
“유리는 이미 그 남자와 이혼했어요. 정말 함께 있고 싶다면 당당하게 쫓아가서 정식으로 사귀라고요. 이런 모호한 관계로 계속 지내서는 안 돼요. 여자에게는 명예가 전부니까요.”
방건우의 목소리는 한층 높아졌고 눈빛 속에는 분명한 불쾌감이 스쳤다.
박지훈은 담배를 또 한 모금 빨아들인 뒤에 손끝으로 재를 털었다. 재는 불어온 바람 때문에 흔적도 없이 날아갔다.
“저도 이런 상황을 원했을 것 같습니까? 전에도 사귀자고 얘기했지만 유리가 늘 기회를 안 줬어요. 유리한테서 공식적인 연인 관계라는 걸 받아내는 게...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거 아세요?”
그 말을 듣자 방건우의 눈에는 놀라움이 번졌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실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해 못 할 일도 아니었다.
성유리는 늘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었고, 박지훈은 그녀 인생에서 단 한 번의 예외일지도 몰랐다.
박지훈은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낮게 웃으며 말했다.
“방건우 씨가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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