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8화
박진우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할아버지, 왜 이렇게 유리 편만 드세요? 유리는...”
“그만해. 오늘 일은 여기까지야. 나는 올라가서 자겠다.”
옆에 있던 집사가 서둘러 다가와 박철용을 부축하며 방으로 모셔갔고 진은주도 일어나더니 말했다.
“진우야, 잠깐 나랑 같이 와봐. 너랑 할 얘기가 있어.”
하지만 박진우는 어머니의 말을 전혀 듣지 않은 채 여전히 자리에 앉아 성유리를 향해 화가 잔뜩 서린 표정으로 노려봤다.
진은주는 박진우의 곁으로 다가가 단번에 팔을 잡아끌었다.
“나오라고.”
두 사람은 그러고는 그대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다실 쪽으로 향했다.
거실에는 성유리와 박지훈 둘만 남았다.
성유리가 옆에 있는 박지훈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왜 갑자기 오신 거예요?”
박지훈은 깊게 가라앉은 표정으로 성유리를 바라봤지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오늘 오후, 박지훈은 집사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저녁 무렵이면 두 사람이 함께 돌아온다는 소식이었다.
성유리에 대한 최근의 소문은 박지훈 역시 대충 들었고 그래서 그는 서둘러 돌아왔다.
성유리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건 어떻게든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박지훈이 계속 말이 없자 성유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답 안 하실 거면 저는 먼저 가겠습니다.”
그러자 박지훈도 곧 따라 일어서더니 그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차도 안 가져왔으면서 걸어서 돌아갈 생각이야?”
“걸어가도 상관없죠.”
“정말 고집이 세네.”
박지훈이 옆을 스쳐 지나가며 중얼거리는 목소리에는 짙은 불쾌함이 묻어났다.
성유리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결국 빠르게 걸음을 옮겨 뒤를 따라갔다.
차에 올라타자 옆자리에 앉은 박지훈의 유일무이한 남성미가 한층 더 가라앉아 있는 게 느껴졌다.
박씨 가문의 본가는 산허리쯤에 있어 차로 내려가려면 시간이 좀 걸렸다.
박지훈의 마이바흐는 굽이진 산길을 따라 천천히 내려갔다.
성유리는 창밖의 칠흑 같은 밤을 바라보며 아무 말 없이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녀의 시선이 본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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