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0화
차가 산꼭대기에 도착한 뒤 눈 앞에 펼쳐진 풍경에 깊이 매료된 성유리는 얼른 차 문을 열고 난간 쪽으로 걸어갔다.
눈이 내린 경성은 온통 하얀색으로 뒤덮인 세상이었다.
미세먼지가 그리 심하지 않아 아래의 경치를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가정집 등불이 하나둘씩 반짝이며 이 세계에서 빛나고 있었다.
“마음에 들어?”
귓가에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린 성유리는 박지훈이 그녀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네.”
성유리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여기서 야경 보는 건 처음이에요. 밤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몰랐어요.”
성유리의 뒤에 선 박지훈은 성유리 양옆으로 긴 팔을 뻗어 양쪽 난간을 잡았다.
성유리는 왠지 모를 안정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렇게 친밀한 행동을 할 줄 몰랐던 성유리는 순간 등골이 잠시 뻣뻣해졌다.
“밤에 안 와봤을 것 같아서 일부러 온 거야.”
고개를 기울여 성유리를 흘끔 바라본 박지훈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성유리 또한 박지훈을 바라봤다.
두 사람이 시선을 마주친 순간, 성유리는 박지훈의 눈에서 아련한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
박지훈은 성유리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그녀를 이곳에 데려온 것이다.
박지훈의 시선이 그녀의 입술에 머물자 그의 충동을 느낀 성유리는 재빨리 몸을 돌려 그를 살짝 밀어냈다.
“잠깐 앉고 싶어요.”
박지훈은 성유리의 말에 아무 대답하지 않고 트렁크 쪽으로 걸어갔다.
보닛에 기댄 성유리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어디 가요?”
“뭐 좀 가져올 게 있어서.”
여전히 부드러운 박지훈의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인 성유리는 앞을 바라보며 야경을 감상했다.
익숙한 발소리가 다시 귀에 들려오자 고개를 돌린 성유리는 박지훈이 차 보닛 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을 본 순간 바로 멈칫했다.
엄청나게 빨간 장미 한 다발, 눈대중으로 보아도 자그마치 99송이는 되어 보였다.
꽃다발 들고 보닛 앞에 선 박지훈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성유리는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를 것 같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